8월 7일 첫 디지털 싱글 ‘생수에게 feat. 권정열 of 10cm’를 발매한 Polaroid Piano.
9월 초 발매될 음반을 위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폴라로이드 피아노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봤을, '술 마신 다음 날 깨닫게 되는 생수의 고마움에 대해 들려준다'고만 하면 물론 코웃음을 칠 수 있겠다. 하지만 뻔뻔하게도(?) 차분한 피아노 선율 위에 담아낸 생수 예찬론이기에 특별한 노래라고 말하고 싶다. 심지어 구슬픈 멜로디언 연주에 스트링(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까지 더하다니... 객원 보컬로 참여한 10cm의 권정열은 녹음을 마치고 '참... 슬픈 노래'라는 평을 남겼다.
폴라로이드 피아노?
유치한 발상의 이름이다.
생수에게?
시류에 편승한 가증스러운 곡이다. 하지만 유치하고 가증스러운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고 과감하게 풀어냈다.
이 음악의 에너지를 무시하고 지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 권정열(10cm)
모퉁이에 끄적이던 너의 이름
가로등에 쓸쓸하게 번져
숨소리가 멋쩍었던 이 동네엔
아이 같던 너의 향기가 나
- '너의 노래'
골목에 대한 로망이 있어요.
시끄러운 거리 뒤편에 뻗어나 있는 좁다란 골목.
누군가를 만날 것만 같고 누군가가 나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나에게 골목은 이런 설렘입니다.
'너의 노래'
지금 준비하고 있는 음반에 아마 마지막 트랙으로 수록될 곡의 제목이에요.
좀처럼 기타를 잡지 않아요.
중1 때 처음 기타를 잡았고, 꾸부정한 허리 모양을 유지한 채 한 시간쯤 쳤나 봐요.
어느새 난 졸고 있었고... 침이 흘러내렸어요.
원래 기타에 몰두하다 보면 소량의 침이 흘러내리기 마련.
(다들 경험해 봤으리라는 확신이 있어요...)
아무튼 그 이후로는 기타를 꾸준히 연주해 본 기억이 없어요.
그러던 어느 날, 작업실에서 머리 좀 식힐 겸 소파에 앉아 기타를 잡았어요.
아무 생각 없이 치고 있었는데 이 노래의 첫 멜로디가 흘러나왔어요.
조금의 어색함도 없이 그냥 술술 그렇게.
부랴부랴 휴대폰 음성 녹음을 시작했고, 그날 저녁 작업을 시작했으며,
때마침 보이던 작업실 창 밖 골목길을 내려다보며 가사를 완성했어요.
(지금 난 단 하루 만에 이 곡이 탄생했다는 영화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에요.)
그 후로 만든 곡들에도 '골목'이라는 단어를 너무나도 넣고 싶었지만,
그건 너무 염치없는 것 같아서 조금 쉬었다가 다시 넣어볼 생각이에요.
Polaroid Piano의 스티커가 제작됐어요.
로고 디자인은 환경미화부장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인 이지형 화백님께서 친히 맡아주셨어요.
그분의 필체와 획은 흡사... 우리네 어머님의 인생과 닮아있어요.
겉은 유하나 그 내면은 심히 강하니.
쉽게 써내려갔지만, 그 펜의 입자 하나하나에 들어 있는 그의 열정과 배려 그리고 희망까지...
그의 모든 것이 디자인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그래요.
이 화백님의 고귀한 땀과 획을 향한 끝없는 고찰 그리고 휴머니즘.
이 모든 것들의 결정체가 바로 Polaroid Piano의 로고인 거에요.
아... 아직도 저 문양이 탄생하던 때가 생각나요.
아... 소름 돋는다...
공연을 할 때면, 늘 난 어린아이로 돌아가요.
공연 전날에는 항상 들떠 있어요. 마치 소풍 전날 밤잠을 설치듯.
쉽게 잡을 이루지 못해요.
가까스로 잠을 청하고 피곤한 눈을 떠 공연 날 아침이 되면,
발걸음이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어요.
그리고 시작된 공연에서
그 들뜬 기분을 그대로 뿜어내요.
참 상쾌해요.
작업이 끝나고 음반이 나오게 되면...
공연을 할 거에요.
다른 아티스트의 뒤에서 연주하며 맞이하는 관객들과
내 음악을 들으러 와주는 관객들...
아직은 모르겠어요. 어떤 차이가 있을지는.
하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분명할 거예요.
나는 '딴따라'라는 것.
홍경민 형이 남겨준 명언이 있어요.
딴따라 = 딴 사람이 따라올 수 없는 사람
그렇다고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음악 안에서만큼은 딴따라가 되어야 한다는 뜻일 거에요.
나는 '딴따라'이고 싶어요.
그래서 머지않아 있을 내 공연에서
더 없는 상쾌함을 느끼고 싶어요.
나의 동반자들과 함께...
1년 반쯤 전 처음 이 노래를 불렀을 때
그리고 몇 개월 전 어쿠스틱 버전으로 불렀을 때
그리고 또 다시 본 녹음을 한 어제...
매번 더한 감동을 느끼게 해준 보컬리스트.
실오라기처럼 미세한 감정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그런 녹음이었다.
적막한 녹음실 안에서 들려오던 그 숨소리.
조금은 떨리던...
예전에 녹음을 마치고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고 말했던 그녀.
어제는 처연하기까지 했다...
마지막 가사 '안녕히 또 안녕히'를 부르던 그 순간에.
늘 하는 이야기지만, 당신의 감성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고마워요.
- '안녕히 또 안녕히' 보컬 녹음 다음날 아침.
작업실에서 혼자 ‘생수에게’ 코러스 녹음 준비 중.
(약 1시간 후)
목이 쉬었다… 아, 배로 부를 걸!
‘생수에게’ 믹싱이 끝났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소소한 편곡의 노래는 오랜만인 것 같다.
역시나 오형석 형님의 믹스는 섬세함이 돋보인다.
다음 곡들의 믹스도 기대 된다.
트랙 수가 많아 힘들어 하실 것 같은데…
에너지 드링크라도 1박스 사 들고 가서 위로해 드려야지.
역시나 나의 동반자, 이성호 형.
일본에서 작곡가로 활동하며 오리콘 차트를 넘나들고 있으며,
나와의 인연은 10년이 다 되어가는 형.
처음 프로 뮤지션으로 공연했을 때부터 함께 했던 형이랑
이번 음반 작업을 함께 하니
녹음하는 내내 뭔지 모를 따뜻함이 있었다.
늘 나를 격려해주고 어떤 식으로든 내 편이 되어주는 성호형.
늘 고맙고 또 든든해요.
형을 보며 나도 분발하게 됩니다.
음악을 하면서 알게 됐지만, 이젠 음악이 없다고 해도 나의 동반자가 되어줄 형.
고마워요. 그리고 이번 음반에 함께 하게 돼서 난 참… 좋아요… 형!
오늘 노래 녹음에 심혈을 기울여 준 이선 양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너의 앨범도 기대가 된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나 봐요.
처음으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때가.
그 생각의 처음에는 '전람회'가 있었어요.
199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꿈속에서'로 대상을 수상했지만,
나는 '기억의 습작'이라는 노래로 전람회를 알게 됐죠.
그래서 전조(곡 안에서 조가 바뀌는 것)라는 음악적 스킬도 알게 됐어요.
처음으로 작곡이라는 걸 한 게 고등학교 1학년 때, 전람회를 알고 난 후였어요.
그 때 'About a Girl'이라는 피아노 연주곡을 만들었는데,
전조가 6~7번쯤 있었나 봐요. 전조에 푹 빠져있었던 거죠.
그렇게 고교 시절을 전람회의 음악과 함께 했고,
대학 진학의 목표는 100%(!) 대학가요제를 나가기 위해서였어요.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 '대학가요제는 일단 노래를 잘해야 하는 거구나'를 깨닫게 됐고,
조용히... 대학가요제 출전에 대한 열망은 고이 접었어요.
이제와 생각해 보면, 그때의 그 순수함이 지금의 나를 더 부끄럽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음악을 만들 때, 나도 모르게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계산하게 되고,
때로는 구미에 맞추기 위해 쥐어짜기도 하고...
마치 무슨 공식이라도 있는 것처럼.
이런 마음을 다잡고 싶어질 때는 노을만한 게 없어요.
어릴 적 고등학교 때나 성인이 된 지금이나,
노을을 보면 늘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 들어요.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붉어지는 하늘을 볼 때면 정말...
내 주위 모든 것들이 다 없어져 버려요.
오로지 저 노을과 나뿐이에요.
주황색? 붉은색? ... 그냥 저건 노을색이에요.
어제 집으로 돌아가는 올림픽대로.
때마침 노을이 졌고, 괜히 울적해졌어요.
매번 감동적이지만 어제는 그 위에 쓸쓸함이 더해졌어요.
'내참. 저게 뭐라고. 해가 지고 하늘색이 잠깐 변한 것뿐인데. 저게 뭐라고...'
그런데 그게 참... 어릴 적부터 갖고 있는 나만의 감성 선생님 같은 노을에 대한 느낌은...
나이가 들어도 어쩔 수가 없네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설렌다.'
늘 쓰고 다니던 모자를 벗고, 오랜만에 머리를 조금 만지고,
더워서 귀찮았던 시계도 차고...
그렇게 만나는 사람들, 나누는 대화들...
별 대단할 게 없겠지만, 그 나름대로의 청량한 느낌이 있어요.
지금 한창 준비하고 있는 Polaroid Piano의 음반도 누군가에게 이런 설렘이고 싶어요.
3억 명 중 한 명일지라도...
어디선가 우연히 당신이 만나게 될 지도 모르는 Polaroid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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