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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틈에 솟아난 기억

진(Gene)은 아류로 치부되는 운명을 타고난 팀이었다. 그 놈의 스미스(The Smiths) 말이다. ‘진’이 스미스와 얼마나 비슷한지, 마틴 로시터(Martin Rossiter)가 모리씨(Morrissey)의 목소리와 감성에 어디까지 근접하고 있는지 따지는 일이 과연 그렇게 중요했는지, 지금에 와서는 잘 모르겠다. 비슷하면 또 어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데뷔작 [Olympian]은 ‘진’의 가장 훌륭한 앨범으로 기록되어 있다. ‘진’의 커리어에서만 중요하다면 그 의미가 약간 슬플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브릿팝의 가장 훌륭한 앨범들이 쏟아져 나온 그 해에,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거의 유일한 데뷔 앨범이라는 점도 말해두어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1990년대의 스미스’가 굳이 필요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도 아니면 ‘브릿팝 2세대’라는 것 자체가 별로 필요 없었던가.

앨범명
1집 Olympian
아티스트 및 발매일
Gene | 1995.06.06
타이틀곡
Haunted by You
앨범설명

Peter Hofmann - Engineer Steve Mason - Guitar Miti Adhikari - Producer Jocelyn Pook - Viola Sonia Slany - Violin Sian Bell - Cello Jules Singleton - Violin Matt James - Percussion, Drums..

이들이 당시에 누린 가장 큰 성공도 [Olympian]을 전후로 하는 시기에 있었다. 초기 ‘진’에게 가장 중요한 노래일 두 번째 싱글 ‘Be My Light Be My Guide’부터 앨범에도 실린 ‘Sleep Well Tonight’과 ‘Haunted By You’를 발표하며 영국 잡지들에게 그 해의 신인으로 추앙 받던 시절 말이다. 이듬해 희귀 트랙이나 라이브, 라디오 세션 등을 모은 컴필레이션 앨범 [To See The Lights]를 연이어 발표하는 행보조차 스미스의 [Hatful of Hollow]에 비교되는 눈초리도 있었다. (이 앨범은 당시 한국에도 라이센스 된 유일한 앨범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앨범 [Drawn To The Deep End]는 좀 더 확장된 펑크 경향과 균등한 곡쓰기 결과물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1997년의 브릿팝은 이미 소멸의 시기에 이르고 있었고, ‘진’이 자신들에게 대한 오해를 풀 기회는 별로 남아 있지 않았다. 게다가 우리는 맨선(Mansun)과 쿨라 셰이커(Kula Shaker)의 데뷔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그 이후 이들의 활동은 스미스에서 멀어지고자 애쓰는 행보처럼 보는 것은 어쩌면 이들의 본심을 무시하는 시선이다. 하지만 그런 방향성을 보일수록 우리가 그들을 덜 좋아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쉽게 분류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라앉히고 돌이켜 보건대, 이들이 [Olympian]에서 보여준 것은 스미스의 재현이 아니라, 영국적인 자기애와 낭만성이 1980년대 영국 인디의 방식으로 지속될 수 있음에 대한 증명이었다.
오아시스(Oasis)의 자기 확신이나, 펄프(Pulp)의 쿨함이 1990년대 중간의 전부는 아니었다.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유독 ‘진’을 잊지 못하는 것은 그 사이 어딘가를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00비트 | 서성덕 (웹진 [보다] 편집인)

웹진 '보다' 필자. 자고로 인간 영혼의 고결함과 능력은 그가 즐기는 향락을 통해 엿볼 수 있다. (Matthew Arnold)

http://www.tjtjd.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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