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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베스트 앨범 - 라르크앙시엘

2004년 일본대중음악이 전면 개방되었다. 일본대중음악, 간단히 말하면 제이팝이 한국대중음악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예측이 심심치 않게 나왔지만 이건 기우 중에 기우였다. 개방 10년째를 맞았지만 지금까지 제이팝이 한국시장에서 선전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말이 전면 개방이지 한국에서 정식 구매할 수 있는 제이팝 음반은 일부에 한정되어 있다. 정말 몇몇 가수를 제외하면 베스트 앨범 하나 나올까 말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그룹 라르크앙시엘(L’arc~en~Ciel. 이하 라르크)의 경우는 ‘특별하다’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정규 앨범 12장이 모두 발매되었기 때문이다. 싱글도 서른 장 넘게 나왔다. 베스트 앨범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라르크앙시엘이 개방 전부터 인지도가 높았던 건 사실이지만 한국 내 인지도와 라이선스 음반 수가 비례하지 않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이러한 수치는 놀라운 것이다.

라르크의 인기 요인이야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요인은 역시 음악에 있다. ‘잘 들리는 음악’을 ‘잘 만들기’ 때문에, 그러니까 대중적인 멜로디를 잘 뽑아내고 그것을 감각적인 구성과 편곡으로 잘 구현하기 때문에 라르크는 20년이 넘게 장수할 수 있었다. 이러한 라르크의 음악을 굳이 장르로 표현하자면 아마 ‘팝 록’이 될 것이다. 멤버들은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을 기본으로 삼고 노래에 따라 현악, 관악, 프로그래밍 사운드 등을 자유롭게 사용했다. 팝적인 멜로디와 록 사운드를 고집했을 뿐, 어떠한 세부장르를 집요하게 파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이러한 유연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라르크의 법칙 아닌 법칙이다.

인디 시절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라르크가 발매한 싱글은 40장에 달한다. 그리고 오리콘 주간 싱글 차트에서 1996년 싱글 ‘風にきえないで’가 4위를 차지한 이후 모든 싱글이 톱 텐 진입에 성공했다. 어떤 곡이든 싱글로 나오기만 하면 히트를 친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르크의 커스텀 베스트를 뽑는 일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베스트 앨범도 여러 종류가 나와 있어 더 그렇다. 그래서 필자는 이래저래 머리를 굴리다가 결국 진심에 기대기로 했다.

1 夏の憂鬱 [time to say good.. L'Arc En Ciel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2 Caress of Venus L'Arc En Ciel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3 Lies and Truth L'Arc En Ciel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4 winter fall L'Arc En Ciel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5 L'Arc En Ciel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6 花葬 (Kasou) (화장) L'Arc En Ciel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7 forbidden lover L'Arc En Ciel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8 THE NEPENTHES L'Arc En Ciel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9 Neo Universe L'Arc En Ciel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10 接吻 L'Arc En Ciel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11 Coming Closer L'Arc En Ciel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12 敍情詩 L'Arc En Ciel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13 MY HEART DRAWS A DRE.. L'Arc En Ciel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14 Chase L'Arc En Ciel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이번 베스트의 기준은 바로 ‘작곡가 켄(Ken. 기타)’이다. 하이도(Hyde. 보컬), 테츠야(Tetsuya. 베이스), 유키히로(Yukihiro. 드럼)가 아닌 켄을 기준으로 잡은 이유는, 개인적으로 켄이 라르크 최고의 작곡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려한 멜로디를 뽑아내는 건 기본이요,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느낌을 구사하는 능력은 켄이 가진 최고의 특장이다. (2010년 베스트 앨범 [Quadrinity ~Member’s Best Selections~]에서 각 멤버의 베스트 트랙이 4장의 음반으로 구성된 적이 있는데, 다행히도(?) 켄이 뽑은 최고의 자작곡 7곡과 필자가 생각하는 켄의 베스트 곡 사이에 서로 큰 차이가 있었다.)

아마 라르크의 많은 팬이 켄의 대표곡으로 ‘虹’(1997)를 뽑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노래 제목과 팀 이름의 뜻이 일치하면서 일종의 상징성이 생긴 것은 물론, 라르크가 발표한 수많은 노래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한 록 발라드로 꼽히기 때문이다. 노래 중간에 들어간 내레이션은 묘한 긴장감을 낳는데, 이러한 장치와 효과는 탄력 있는 리듬 파트가 돋보이는 ‘花葬’(1998)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곡 역시 켄의 작품이다.

한편 1996년 앨범 [True]에 담긴 댄스 트랙 ‘Caress Of Venus’나 라르크의 새천년 첫 싱글 ‘Neo Universe’를 들어보면 켄의 팝적인 센스가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노래의 주인공이 록 밴드라는 것이 믿기 어려울 만큼 두 곡은 댄스 팝에 천착해 있다. 이와 더불어 스트링과 혼 사운드가 결정적인 ‘Lies And Truth’(1996)와 ‘Winter Fall’(1998) 역시 켄의 감각이 빚어낸 명품 팝송이다. 이 가운데 ‘Winter Fall’에서 켄이 연주한 기타 솔로는 하나의 곡에서 기타 톤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이야기한다.

이 와중에도 켄은 록 뮤지션이라는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 2000년 앨범 [Real]의 ‘The Nepenthes’나 2004년 앨범 [Smile]의 ‘接吻’은 라르크 음악에서 보기 드문 강력한 기타 리프를 갖고 있다. 켄이 직접 만들고 고민한 곡이기에 이러한 장치가 가능했을 것이다. 그래도 켄의 음악적 정수는 대곡 성향을 지닌 발라드 곡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Forbidden Lover’(1998)와 ‘敍情詩’(2005)이다. 전자가 유키히로의 절제된 드럼 연주에 빚을 지고 있다면, 후자는 밴드와 관현악단의 앙상블에 방점을 찍고 있다. 건반과 프로그래밍 작업을 직접 소화한 켄의 능력은 다시 한번 눈길을 끈다. 이 두 곡에서 켄이 주조한 기승전결은 한편의 애절한 영화와 같다.

이외에도 켄은 여러 편의 ‘명장면’을 남겼다. 라르크의 초기 히트곡 중 하나인 모던 록 트랙 ‘夏の憂鬱(Time To Say Good-Bye)’(1995), 곡의 긴박한 전개가 압권인 [Smile] 수록곡 ‘Coming Closer’, 다정한 후렴이 진한 여운을 남기는 ‘My Heart Draws A Dream’(2007), 하이도와 합작한 최신 싱글 ‘Chase’(2011) 등 한두 개가 아니다. 단, 켄이 만든 노래라도 하이도의 감성적인 노랫말과 멤버 모두의 편곡 능력이 없었다면 반쪽짜리에 불과했을 것이라는 점은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밴드의 힘이요, 라르크의 힘이니까.

나만의 베스트 앨범 - 커스텀 베스트 소개

음악을 심하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내가 좋아하는 어떤 뮤지션/밴드의 특정한 어떤 노래/음반이 도대체 왜 누려 마땅한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지 분통 혹은 분노 혹은 불만을 터뜨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지극한 팬심으로 그(녀) 혹은 그(녀)들의 대표곡/대표작에 순위를 매겨가며 폐인놀이를 즐겨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예컨대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High Fidelity)]의, 한심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낙오자 삼총사처럼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참에 대놓고 그 짓을 해보기로 했다. 이름하여 'Custom Best Album'. 내가 사랑하는 뮤지션/밴드를 모셔놓고 그(녀)/그(녀)들의 '베스트 앨범'을 온전히 내 손으로 꾸며보는 것이다.

이건 어쩌면,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시대의 요청이다. 전 세대의 뮤지션/밴드에 접근하는 가장 손쉬운(그리고 경제적인) 방법이 베스트 앨범을 섭렵하는 것이라면,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그(녀)/그(녀)들의 정수를 누군가에게 소개하는 일만큼 즐거운 일도 없을 테니까. 역사적 의미와 개인적 취향을 적절히 조절해 선곡하는 것이 핵심임은 물론,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게다가 이제는 공테이프/공CD를 데크에 걸고 이 앨범 저 앨범을 뒤적이는 푸닥거리도 더 이상 필요치 않다. 음악을 파일 단위로 재생하는 시대의 이기가 커스텀 편집앨범의 신천지를 진작에 열어젖혔으니까 말이다. 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여러분도 '나만의 커스텀 베스트 앨범' 한번 만들어보시길 바란다.

백비트 | 김두완 (대중음악애호가)

<이즘>, <핫트랙스>에서 이런저런 글을 썼다. 대중음악과 함께하는, 정년 없는 인생을 꿈꾸고 있다.

http://100bea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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