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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 뮤직

추천 2 | 조회 5043 | 2013.07.24
한국 인디 20년 - 우리가 기억해야 할 100곡의 노래 (7)

한국 인디 음악의 연원을 특정하는 일은, 과거사를 다루는 작업들이 언제나 그렇듯이, 쟁점적이다. 누군가는 크라잉 넛의 노래 ‘말달리자’가 발표된 시점을, 누군가는 배드 테이스트의 셀프 타이틀 앨범이 공개된 날을, 또 누군가는 홍대 앞 주차장에서 ‘스트리트 펑크 쇼’가 벌어진 때를 그 유력한 후보로 언급할지 모른다. 시간을 거슬러 특정한 문화적 현상의 근원을 따지는 일은 대개 상징적인 사건들을 주목하기 마련이고,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상징성의 가치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밝혀두건대, 여기 “한국 인디 20년” 기획을 마련하며 우리가 주목한 상징적 사건은 ‘클럽 드럭의 오픈’이다. 1994년 7월 마포구 서교동 86-35번지에서 문을 연 이 수상한 이름의 클럽은, 뉴욕의 ‘CBGB’와 런던의 ‘100 클럽’이 그러했듯, 한국 인디 음악의 자궁과 같은 역할을 했다는 판단이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보다 ‘씬의 성립’이라는 관점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주지하다시피, 한국 인디 음악 여명기의 가장 중요한 매개체는 앨범이나 레이블이기 전에 라이브 클럽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클럽 드럭의 오픈을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한국 인디 20년” 기획의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인디의 범주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질문이 남아있으니까 말이다. 한국에서 메이저와 인디를 구분하는 일은 자본의 성격을 기준으로 삼는 미국과 영국의 그것과 다르다. 2011년 여름, 한국독립제작자협회 출범을 앞두고 열린 토론회에서조차도 한국의 인디를 정의하는 기준이 뜨거운 감자로 대두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우리가 기성성의 관계와 음악성의 지향을 분류의 기준으로 포함시킨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이 리스트가 완벽하지 않다는 자인으로 읽힐 수도 있다. 우리도 부정하지 않는다. 장필순과 유앤미 블루의 작품들은 배제되었지만 윤영배와 이승열의 작품들은 포함된, 메이저를 통해 제작되거나 유통된 작품임에도 델리 스파이스와 배드 테이스트의 데뷔작은 포함시킨 반면 이상은과 자우림의 일부 앨범은 배제시킨 목록의 완결성의 한계를, 우리도 알고 있다는 말이다. 다만, 우리가 여전히 진화와 변모를 거듭하고 있는 한국 음악계의 현재적 관점에서 이 목록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한국 음악계를 관찰하는 반영하는 자료로 일말의 역할이나마 수행할 수 있다면 이 목록은 소임을 다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리스트는 맹신도 불신도 바라지 않는다. 여러분들이 각자의 기억을 우리의 목록과 대조하는 것으로 이 기획에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40. 갤럭시 익스프레스 ‘진짜 너를 원해’(2010)

무대에서 그 누구도 당할 자가 없는 ‘록 왕’ 갤럭시 익스프레스에게도 고민이 있다. 바로 ‘노래’의 부재다. 노래가 없다니 무슨 말이냐고? 이들에게서 ‘말달리자’, ‘차우차우’와 같이 널리 회자되는 상징적인 노래가 나올 때도 됐는데, 아직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주제가를 꼽으라면 바로 이 노래 ‘진짜 너를 원해’를 말할 수 있다. 한 달 만에 음반을 발매하는 프로젝트 “Wild 30”를 통해 MP3로 녹음된 2집 [Wild Days]는 그야말로 와일드하다. 로파이(Lo-fi)의 극치인 이 앨범은 좋게 말하면 야성적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조악하고 무식하다. 그런데 CD가 3번 트랙인 ‘진짜 너를 원해’로 가면 로파이, 하이파이라는 단어 자체를 씹어 삼키는 마법과 같은 사운드가 터져 나온다. 음질을 뚫고 나오는 에너지란 바로 이런 것이다. (권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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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한음파 ‘무중력’(2009)

1999년 데뷔한 한음파가 정규 데뷔 앨범을 발표하기까지의 10년 세월 동안 세상을 많은 변화를 겪었고 한국의 인디 음악계 또한 그로부터 예외가 아니었다. 흥미로운 것은 그 시간적 간극이 한음파의 음악을 정련시킨 것만큼이나 음악계의 분위기를 성숙시켰고, 그것이 결국 한음파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가능케 만든 배경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요컨대, 한음파는 당대의 누구보다 먼저 사이키델릭의 가능성에 눈뜬 존재였다. ‘무중력’은 그와 같은 음악적 토대 위에 프로그레시브 록의 방법론을 결합시킴으로써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현재의 사운드를 만들어낸 노래였다. 마두금과 기타의 아련한 앙상블로 시작하는 이 6분 분량의 대곡은 모던 록의 서정적 경향이 지배하던 시대에 클래식 록의 서사적 매력을 기억해내도록 만든 역작이라고 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박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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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브로콜리 너마저 '보편적인 노래'(2008)

정말 제목 그대로 “보편적인 노래”다. 공중파의 주말 드라마에서 남녀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주된 스토리를 이루는 것만큼이나 당연하게 존재하는 음악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별 감흥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보편적인 노래’는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드라마처럼 청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대단한 힘을 지녔다. 노래의 탁월한 우수성은 웬만한 시(時)에 못지 않은 섬세한 문장력을 지닌 가사로부터 비롯된다. 첫 사랑을 떠나 보내면서 미처 전하지 못하고 버려진 편지와도 같은 애틋한 노래다. 남녀는 끊임없이 사랑하고 이별한다. 그래서 아마도 이 곡은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보편적인” 명곡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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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노 브레인 ‘바다사나이’(1997)

1997년 크라잉 넛이 ‘말달리자’로 적지 않은 화제를 모았을 때, ‘홍대발 한국 펑크’를 신뢰하는 대중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크라잉 넛과 ‘말달리자’에 버금갈 만한 다른 예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노 브레인이 ‘바다사나이’를 들고 나타났고, 기존의 극소수는 서서히 팽창하기 시작했다. 스카 펑크에 실린 어느 마초맨의 외침은 흥과 분노를 낳는 시발점이 되어 결국 젊은 세대 사이에 감성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야 말았다. 이로써 홍대발 한국 펑크는 제자리를 잡아갔고, 크라잉 넛과 노 브레인을 낳은 드럭은 ‘90년대 말 홍대 인디 음악계의 대명사로 자리할 수 있었다. 그만큼 노 브레인과 ‘바다사나이’의 등장은 아주 중요한 시기에, 매우 알맞게 이루어졌다. (김두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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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시와 '길상사에서'(2007)

시와의 첫 음반에 수록된 대표곡이자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작품 중에서도 인상적인 사례. ‘길상사에서’는 시와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부각시킨다. 청명하게 공명하다가도 “괜찮다”고 조곤거리는 그윽한 목소리는 솔직한 고백과 진솔한 사색이 곁들여져, 적당히 쓸쓸한 어쿠스틱 기타를 배경으로 공명한다. 희미하게 깔리는 신시사이저의 조력과, 맨 마지막에 인장처럼 살포시 울리는 풍경 소리까지 소박하고도 절제되어 있는 이 음악은 성북구에 있는 한 절을 배경으로 한, 마치 펼쳐지는 여백 많은 한시 같기도 하다. 그녀와 비슷한 시기,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이 많이 나타났지만 이 노래는 전형적이라 여겨지는 것들이 어떻게 감동을 주는지 잘 들려준다. (최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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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루시드 폴 '나의 하류를 지나'(2001)

루시드 폴이 가장 젊고 가장 아찔했던 시절의 기록이다. 이 음반에 담겨 있는 곡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연약한 보컬과 나일론 스트링 기타 위주의 반주가 뿜어내는 촉촉하고 여린 공기는 젊은 날의 슬픔과 좌절조차 낭만적으로 소환하게 만든다. 그래서 음악 역시 시간의 기록이고 세대의 기록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덧붙여 인디 씬에 가장 세련된 모던 포크의 울림을 남겨 주었다는 점에서도 이 곡이 수록된 루시드 폴의 1집의 가치는 또렷하다. 정서와 사운드와 멜로디의 훌륭한 결합. (서정민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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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아무밴드 ‘사막의 왕’(1998)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골목도 다른 이에겐 도둑고양이가 간혹 지나다니는 그냥 골목일 뿐이다. 음악은 자신의 골목을 보여주며 공감을 유도하고 설득하는 과정이다. 훗날 이장혁이라는 걸출한 싱어-송라이터의 솔로 앨범들로 증명된 것처럼 아무밴드의 곡들 역시 자신의 어두운 골목을 드러내며 공감을 유도하고 설득하고 있었다. 아무밴드의 대표곡이자 당시 많은 이들과 함께 한 ‘사막의 왕’은 삭막한 세계의 고독한 자아의 절절한 존재증명이었으며, 훌륭한 틀과 높은 완성도를 이룬 곡이기도 했다. ‘사막의 왕’과 함께 아무밴드는 잊히지 않을 역사가 되었다. (나도원)

33. 노이즈가든 ‘타협의 비’(1996)

‘타협의 비’는 노이즈가든의 전설을 가능케 한 노래다. 왕년의 록 팬들 사이에 잘 알려진 이야기를 꺼내보자. 앨범을 내기 전부터 PC통신을 통해 알려진 노이즈가든은 1994년 ‘제1회 톰보이 록 콘테스트’에 출전해 10분에 달하는 대곡 ‘Rain of Compromise(타협의 비)’로 대상을 거머쥔다. ‘대상 밴드’라는 타이틀덕분에 여러 음반사의 관심을 받았지만 앨범의 완성도를 위해 자주제작, 즉 인디 방식으로 앨범을 만들게 된다. 한국 록 역사에 찬란히 빛나는 앨범 [Noizegarden]은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전곡이 고르게 완성도가 높은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타협의 비’는 지금 들어도 일말의 타협이 느껴지지 않는 록의 대서사시다. (권석정)

32. 페퍼톤스 ‘Ready, Get Set, Go’(2005)

음악이라는 게 신기한 구석이 있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노래들은 언제 들어도 그때의 감정, 기분, 상황, 냄새 등이 다시 피어 오르곤 한다. 페퍼톤스의 대표곡인 ‘Ready, Get Set, Go!’를 들으면,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의 그 청량감이 떠오른다. 페퍼톤스는 풍부하지만 난잡하지는 않게 어레인지 된 사운드와 상큼한 보컬, 캐치한 멜로디로 자신들의 색채를 분명히 남겨놓았다. 첫 번째 정규앨범의 첫 번째 노래로 이렇게 멋진 노래를 선택했다는 게 바로 센스이고, 페퍼톤스의 커리어는 이 곡으로 세팅된 감정선에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인디사에서 손꼽힐만한 커리어의 “Ready, Get Set, Go!”를 보여준다. (김종윤)

1 Ready, Get Set, Go! (radio .. 페퍼톤스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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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럭스 ‘지금부터 끝까지’(2004)

“힙합에 뼈를 묻겠다”고 선언하는 힙합 초심자들의 곡들처럼, ‘지금부터 끝까지’는 음악에 몸담은 뮤지션들뿐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길을 믿지 못하고 바람만 불어도 갈대처럼 흔들리는 세상의 모든 초보들과 하수들을 위한 격려가이자 출정가다. “새로운 역사”라는 가사는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인디 씬을 장기간 삭제하게 한 유명한 퍼포먼스와 연루되어 회자되곤 했지만 리더 원종희의 결혼식만큼이나 ‘지금부터 끝까지’의 가사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럭스의 “새로운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앞으로는 또 어떻게 평가 받을지 모르겠지만 이 순위가 그 면면한 흐름을 조금은 반영하고 있다. (현지운)

100비트 | 백비트 (대중음악 웹진)

100비트'는 한겨레신문사와 젊은 대중음악평론가들이 함께 만드는 대중음악 웹진입니다. 록 음악에 많이 쓰이는 박자를 뜻하는 음악 용어이자 비틀즈의 무명 시절을 다룬 영화 제목 'Backbeat'를 변형한 것입니다. 숫자 100으..

http://100bea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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