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메뉴 바로가기 뮤직 내용 바로가기

Daum 뮤직

추천 2 | 조회 5009 | 2013.08.14
한국 대중음악의 연대기 1992 - 2012
서태지와 아이들에서 장기하와 얼굴들까지

제목을 쓰고 발문을 붙이려다 보니, 불가피하게도, 살짝 민망한 생각이 드는 것은 이 연재물이 당초 작년에 공개되었어야 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돌아본다는 취지에 대해서라면이야 딱히 원고 게재의 유통기한이란 게 있을 리 없겠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 20주년을 계기로 그런 내용을 다루겠다고 계획했다면 연재 개시의 타이밍 정도는 맞춰주는 게 최소한의 조건이니까 말이다. 그런 기준의 하한선조차 지키지 못했으니 민망한 게 당연할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늦게나마 이 연재를 시작하는 이유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견인했던 한국 대중음악의 활황기와 장기하와 얼굴들로 상징되는 인디 씬의 성장세를 다시 한번 되짚는 일은 늦어도 결코 늦은 게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덩치 큰 기획을 그냥 묵혀둘 수는 없다는 편집자의 절박함도 한 몫을 했다.) 더불어, 조용필의 신작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최근의 현상에서 한국 대중음악의 연륜과 성취를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을 감지한 것 역시도 연재를 감행하게 만든 동력이다.

연재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한 1992년부터 이후 현재까지(개제 시점이 늦어진 김에 2012년까지 다루기로 했다) 한국 대중음악계를 연간 단위로 정리하는 방식을 기본으로 한다. 음악계의 경향을 통해 당대의 사회적 배경과 문화적 양상을 결산하고자(혹은 당대의 사회적 배경과 문화적 양상을 통해 음악계의 경향을 결산하고자) 의도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매회 원고의 말미에 그 해를 대표하는 노래와 음반을 선정해 소개함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하는데, 해당 목록은 음악적 성취보다는 대중적 반향과 사회적 영향에서 상징성을 띤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결과이다. 작품 선별의 기준을 발표 시점이 아니라 히트 혹은 대중적 인지의 시점으로 잡은 것도 같은 이유이다. 물론, 제한된 지면에 한정된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이므로 독자의 관점에 따라 누락된 노래와 음반이 눈에 띄는 건 거의 필연적이다. 그러므로 이것이 빠졌다고 질책하기 보다 저것도 생각난다고 귀띔해주시면 우리로서는 연재를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끝으로, 장기하와 얼굴들을 서태지와 아이들의 대응항으로서 선택한 것은 그들이 인디라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음악생태계의 가장 성공적인 존재로서 한국 대중음악의 현재를 반영하는 상징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태지와 아이들과 함께 제목에 올리기에 그 이름의 각운도 제법 훌륭하게 어울리지 않는가?) 그러므로 우리의 선택이 적절했는지 여부는 10년 후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자.

한국 대중음악의 연대기 제11탄 2002년

2002년은 한국 사회가 ‘IMF 시대’라는 그늘을 통과한 이후 가장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한 시기였을 것이다.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4강 달성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 추모집회로 시작된 촛불시위부터 연말의 대통령 선거까지 1년 내내 뜨거웠다. 이 열기는 고속통신망의 대중화와 PC방의 등장 이후,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이 만들어낸 독자적인 문화가 역으로 현실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스타 크래프트’로 대표되는 게임과 ‘엽기’ 혹은 ‘아햏햏’으로 상징되는 하위 문화가 그 존재를 인정 받으면서, 그 문화를 낳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사회적인 현상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요컨대 놀이와 유머 만이 아니라 응원과 시위, 그리고 선거에 이르는 모든 것들을 과거와는 다른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특히 자발성과 파급력의 측면에서 월드컵 응원 열기는 전설적이다. 심지어 2002년 우리가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는 윤도현과 크라잉 넛과 싸이의 응원가였다. 윤도현과 크라잉 넛은 그들의 경력을 월드컵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도 무방하고, 당시 대마초 사건으로 활동을 중단하고 있던 싸이는 응원 활동과 월드컵 분위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복귀하여 ‘챔피언’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현재 2002년 같은 반응을 얻는 것은 아니지만, 월드컵과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응원가는 만들어지고 있다. 당시 응원가의 유행은 시대적으로 당연한 것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대중음악이 다른 목적에 부속되는 현재 추세의 초기 형태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 말해 음악이 그 자체로서의 매력 때문이 아니라, ‘오디션’이나 ‘탈락’ 같은 개념과 함께 할 때 혹은 유명 예능 프로그램의 소재로 쓰일 때 좀 더 의미를 갖는 것처럼 보이는 최근의 흐름이 월드컵 당시의 그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1 오 필승 코리아 크라잉넛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2 챔피언 싸이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전체듣기 선택듣기 재생목록에 담기 SNS 공유 구매

한때의 유행처럼 보였던 것과 달리, 음악산업의 입장에서 당시에도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MP3 이후 음반의 몰락이 사실로 확정된 점이다. 7월에는 P2P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던 소리바다가 소송을 통해 폐쇄되었지만, 이 일은 음악저작권자들과 디지털음원 서비스사업자들 사이에 벌어진 소송전의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로 대표적인 스트리밍 사이트였던 벅스뮤직이 유료화되는 데만 3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 되었는데, 그 결과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음원가격 정액제다.

정액제로 가격 정책이 수렴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단 ‘공짜’라는 인식이 강력하게 형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곡당 500원 수준도 가격 저항을 불렀다는 점이 우선이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던 국내 상황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정액제라는 최종 선택이 가능했던 것은 오직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에서 결정된 사항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금 당장 (회원수 × 1인당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고, 그 과정에서 음악이라는 상품을 만든 아티스트들은 배제되었다. 이 모든 것의 결과를 요약하면, 음악은 가장 친숙하고 가깝지만, 동시에 가장 저렴하고 빠르게 소비되는 문화상품이 되었다.

해외의 경우 음악 산업의 변동에 대한 영향과 결과는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하나는 '아메리칸 아이돌'의 등장으로 이후 10년간 주류 음악계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아메리칸 아이돌과 기타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신인 가수가 데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경로’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미디어의 관심을 빨아들이다시피 하는 폭풍의 눈이다.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들의 앨범은 전미 음반 판매량의 2% 전후를 차지한다. 참가자가 부른 노래의 오리지널은 방송 후 2달간 판매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스티븐 타일러(Steven Tyler)가 심사위원으로 합류하자 에어로스미스(Aerosmith)의 앨범 판매가 급증한다. 이 영향력은 심사위원들의 선별을 거친 10여명의 최종 진출자들에게 집중된다. 시청자의 투표가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초기와 달리 우승자라고 꼭 스타가 되지 않는다. 심사위원들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종류의 재능들이 조명 받을 기회는 그만큼 줄어든다.

오디션 상업주의의 성공이 인디의 부상과 동시에 진행된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즈음 인디 음악은 생산과 배포에 대한 산업적 뉘앙스가 아니라 구별 가능한 음악적 흐름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2002년은 인디 록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음악적 흐름이 시장과 비평 양면에서 확실한 지분을 차지하기 시작한 해이다. 윌코(Wilco)나 스푼(Spoon) 같은 팀들이 스타급 밴드로 등장함과 동시에 인터폴(Interpol), 브라이트 아이스(Bright Eyes), 클리닉(Clinic) 같은 새로운 밴드들이 존재감을 확보했다. 어떤 이들은 RJD2, 블랙칼리셔스(Blackalicious), 논 픽션(Non Phixion) 등의 인디 힙합 클래식들이 유독 많이 나온 해로도 기억할 것이다.

1 Heavy Metal Drummer Wilco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2 PDA Interpol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3 You Will. You? Will. You? W.. Bright Eyes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전체듣기 선택듣기 재생목록에 담기 SNS 공유 구매

국내로 돌아와 살펴보면 2002년의 음악들은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우선 보아가 일본에서의 성공과는 별개로 [No.1]을 통해 한국에서도 그녀의 경력 전체를 통틀어 가장 빛나는 기억을 만들었다. 또한 발라드/팝 분야에 있어서도 박정현과 성시경이 현재까지 그들의 위치를 상징하는 히트를 남겼다. 한편 이한철을 중심으로 하는 불독맨션의 [Funk], 롤러코스터의 [Absolute], 윤상의 [이사] 등이 한국 대중음악에서는 낯선 장르들을 시도하면서도 대중적인 반향을 얻었고, 동시에 오늘까지도 언급되는 성과를 보여주었다.

현재 이 뮤직비디오는 1분 미리보기가 제공됩니다.

음악듣기 이용권을 사용중인 회원님만 전곡감상이 가능합니다.

1 꿈에 박정현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2 넌 감동이었어 성시경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3 Funk 불독맨션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4 이사 윤상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전체듣기 선택듣기 재생목록에 담기 SNS 공유 구매

이제는 뉴스보다 음악 프로그램에 더 자주 등장하는 만큼, 더 이상 신기한 존재가 아니었던 인디 진영도 유명 아티스트들이 기대와 관심 속에 앨범을 발표했다. 그 결과물 또한 풍성했는데, 언니네 이발관의 4년 만의 복귀작이었던 [꿈의 팝송], 솔로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가능성을 이미 증명했던 루시드 폴의 [버스, 정류장] 등을 언급해야 할 것이다. 리쌍이 [Leessang of Honey Familly]로 데뷔하는 등, 대중적인 힙합이 시장에서 자기 자리를 찾기 시작한 것도 눈에 띈다.

2002년의 음악들은 폭이 넓을 뿐만 아니라 가장 높은 봉우리도 거느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장필순의 [Soony 6]와 김두수의 [자유혼]은 등장과 동시에 한국 대중음악의 클래식 반열에 올랐다. 장필순의 [Soony 6]는 동아기획과 하나음악이라는 이름으로 이야기되는 한국 대중음악의 어떤 역사가 여전히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미 1997년에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와 같은 당대의 명반을 내어 놓았던 그녀는 지나치게 많은 것이 바뀐 듯한 5년의 세월 사이에 변하지 않는 좋은 것들도 있음을 알려 주었다. 이미 많은 매체들이 한국 가요역사상, 또는 2000년대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앨범 중 하나로 [Soony 6]를 꼽고 있다. 조동익, 윤영배와 함께 하는 장필순은 그 드문드문한 족적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창작집단으로 남을 것이다.

김두수의 [자유혼]은 어느 조류에도 속하지 않는 한 명의 아티스트가 홀로 이룩한 성과다. 한국 대중음악 역사에서 포크라는 장르는 어떤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지지만, 현재의 한국 대중음악에서 그 존재감은 희미하다. [자유혼]이 뛰어난 점은 가사와 정서상으로는 한국적인 감성을 표현하되, 음악 자체에서는 장르적으로 포크의 틀을 취할 뿐 희미한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고유의 스타일을 자랑한다는 점이다. 이 스타일은 절충적이라거나 현대적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없고, 그저 김두수의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미덕이 기타 연주와 노래의 힘을 보여주는 일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당연한 계산이지만, 2002년이 벌써 10년 전의 일이 되었다고 하면 어떤 사람들은 놀란다. 한일 월드컵의 기억이 그만큼 생생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당시에 느끼던 1992년에 비하면 2002년은 여전히 아주 최근처럼 느껴진다. 지난 10년이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무엇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는 모바일이나 SNS의 발전을 말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것들이 작동하는 방식은 이미 10년 전에 완성되어 있었다. 우리가 현재 음악을 받아들이고 즐기는 방법도 그렇다고 보면 된다. 그것들이 좀 더 쉽고 편리해졌을 뿐이다. 그래서 쉽게 모든 걸 잊고 마는 시대에 2002년의 좋은 앨범들을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만큼, 지금 이 순간 만들어지는 좋은 앨범들에 귀를 기울이고 기록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 때도 누군가는 그것들을 듣고 기록했을 테니까.

2002년의 대표곡
1 보고싶다 김범수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2 Rush (Feat. 정인) 리쌍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3 No. 1 BoA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4 Never Ending Story 부활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5 오 필승 코리아 윤도현 밴드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6 낭만 고양이 체리필터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7 안되나요 휘성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전체듣기 선택듣기 재생목록에 담기 SNS 공유 구매
2002년의 대표작

김두수 [자유혼(自由魂)]
롤러코스터 [Absolute]
박정현 [Op.4]
불독맨션 [Funk]
장필순 [Soony 6]

김두수 [자유혼(自由魂)]
롤러코스터 [Absolute]
박정현 [Op.4]
불독맨션 [Funk]
장필순 [Soony 6]

100비트 | 서성덕 (웹진 [보다] 편집인)

웹진 '보다' 필자. 자고로 인간 영혼의 고결함과 능력은 그가 즐기는 향락을 통해 엿볼 수 있다. (Matthew Arnold)

http://www.tjtjd.pe.kr
다른글 보러가기
추천2 관심글 등록

서비스 정책 및 약관

Copyright © Kakao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