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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 뮤직

추천 1 | 조회 4854 | 2013.07.17
한국 인디 20년 - 우리가 기억해야 할 100곡의 노래 (5)

한국 인디 음악의 연원을 특정하는 일은, 과거사를 다루는 작업들이 언제나 그렇듯이, 쟁점적이다. 누군가는 크라잉 넛의 노래 ‘말달리자’가 발표된 시점을, 누군가는 배드 테이스트의 셀프 타이틀 앨범이 공개된 날을, 또 누군가는 홍대 앞 주차장에서 ‘스트리트 펑크 쇼’가 벌어진 때를 그 유력한 후보로 언급할지 모른다. 시간을 거슬러 특정한 문화적 현상의 근원을 따지는 일은 대개 상징적인 사건들을 주목하기 마련이고,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상징성의 가치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밝혀두건대, 여기 “한국 인디 20년” 기획을 마련하며 우리가 주목한 상징적 사건은 ‘클럽 드럭의 오픈’이다. 1994년 7월 마포구 서교동 86-35번지에서 문을 연 이 수상한 이름의 클럽은, 뉴욕의 ‘CBGB’와 런던의 ‘100 클럽’이 그러했듯, 한국 인디 음악의 자궁과 같은 역할을 했다는 판단이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보다 ‘씬의 성립’이라는 관점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주지하다시피, 한국 인디 음악 여명기의 가장 중요한 매개체는 앨범이나 레이블이기 전에 라이브 클럽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클럽 드럭의 오픈을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한국 인디 20년” 기획의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인디의 범주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질문이 남아있으니까 말이다. 한국에서 메이저와 인디를 구분하는 일은 자본의 성격을 기준으로 삼는 미국과 영국의 그것과 다르다. 2011년 여름, 한국독립제작자협회 출범을 앞두고 열린 토론회에서조차도 한국의 인디를 정의하는 기준이 뜨거운 감자로 대두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우리가 기성성의 관계와 음악성의 지향을 분류의 기준으로 포함시킨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이 리스트가 완벽하지 않다는 자인으로 읽힐 수도 있다. 우리도 부정하지 않는다. 장필순과 유앤미 블루의 작품들은 배제되었지만 윤영배와 이승열의 작품들은 포함된, 메이저를 통해 제작되거나 유통된 작품임에도 델리 스파이스와 배드 테이스트의 데뷔작은 포함시킨 반면 이상은과 자우림의 일부 앨범은 배제시킨 목록의 완결성의 한계를, 우리도 알고 있다는 말이다. 다만, 우리가 여전히 진화와 변모를 거듭하고 있는 한국 음악계의 현재적 관점에서 이 목록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한국 음악계를 관찰하는 반영하는 자료로 일말의 역할이나마 수행할 수 있다면 이 목록은 소임을 다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리스트는 맹신도 불신도 바라지 않는다. 여러분들이 각자의 기억을 우리의 목록과 대조하는 것으로 이 기획에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60. 허클베리 핀 '낯선 두 형제'(2007)

그런지와 얼터너티브에 가까운 사운드로만 허클베리 핀을 기억한다면 그것은 허클베리 핀의 초기만을 기억하는 것이다. 직선적인 록 안에 서정미과 그루브를 함께 실어내는 변화를 감행하고 동시에 시대정신까지 담아내는 허클베리 핀의 진지함은 록 언어와 록 정신(그것을 추구하는 이가 있다는 전제하에)을 일치시키는 드문 사례다. 멋진 리프를 바탕으로 확장되어 가는 음악의 구조, 풍부한 결을 가진 이소영의 보컬, 서정적인 매듭을 만들어내는 구성의 풍성함에 여전한 힘까지, 춤추면서 싸우기 딱 좋은 음악. (서정민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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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9와 숫자들 ‘말해주세요’(2009)

아무런 정보 없이 발매연도와 표지만 슬쩍 가린 채 이 노래를 들려주면, 과연 누가 이 곡을 2000년대 발표된 것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노래 내내 사랑하는 이를 “그대”라 부르며 “말해주세요 / 그대도 저를 좋아하신다고”라며 무시무시한 존대를 구사하는 이 노래는, 놀랍게도 시공간을 넘어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진심’에 날아들었다. 촌스러워서 혹은 남우세스러워서 차마 하지 못했던, 누구나 가슴에 한 줌 정도는 품고 사는 순정을 건드린 셈이다. 이젠 말로 하기 힘들어진 그 수많은 감정들을, 이제는 이 노래 한 곡으로 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김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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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이한철 ‘슈퍼스타’(2006)

원래는 대학진학이 좌절된 어느 고등학교 야구선수를 위한 노래였으나 보시다시피 이렇게 모든 사람들을 위한 노래가 되었다. 누구나 흥겹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와 미드 템포의 넘실대는 리듬이 상쾌하고 무엇보다 실패하고 넘어진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는 따뜻한 공감의 한 마디가 큰 파급력을 가지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해졌다. TV광고에 쓰이지 않았을 때에도 인디 씬에선 충분히 큰 히트를 하고 있었는데 이 곡에서 보이는 실패자들, 마이너리티에 대한 친밀함, 혹은 따뜻한 시선은 인디 음악을 전체를 조망하는 하나의 큰 주제이기도 하다. (최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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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두 번째 달 ‘서쪽 하늘에’(2005)

인디 음악의 가장 큰 장점은 넓은 포용 범위가 만든 다양성에 있다. 주류 음악계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외면한 음악을 인디 음악계는 오롯이 수용할 수 있다. 그러한 면에서 에스닉 퓨전 그룹 두 번째 달과 그들의 대표 연주곡 ‘서쪽 하늘에’는 인디 음악의 또 다른 다양성을 대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서쪽 하늘에’는 고급스러운 월드뮤직의 향취를 짙게 풍기는 곡이다. 일반 대중이 갖고 있는 인디의 거친 이미지와 반대로 고운 결을 뽐낸다. 바로 이러한 면이 인디 음악이 가진 또 다른 개성이라 할 수 있다. 하마터면 영영 묻힐 뻔했던 인디 음악의 아름다운 단면을 만천하에 가감 없이 드러냈다는 점에서, ‘서쪽 하늘에’가 갖는 의미는 클 수밖에 없다. (김두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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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연영석 ‘공장’(2001)

첫째, ‘공장’은 그 자체로 자본주의 체제 전체를 요약해버렸다. 또한 “넘쳐도 점점 줄어간다”는 노랫말 하나로 이 체제의 모순을 함축해냈다. 그만큼 ‘공장’은 이 시대를 단숨에 간파한 곡이다. 둘째, ‘공장’은 하나같이 ‘~다’로 끝나는 한국어 문장의 약점을 역으로 활용하여 흥미로운 라임을 만들어냈다. 진솔한 내용을 본능적인 형식에 조화시킨 연영석은 기발한 작사가였다. 셋째, 프로듀서이자 연주자로 동참한 기타리스트 고명원은 자신의 주특기를 활용하여 단번에 각인되는 리프를 만들어냈다. 이 세 요소가 결합하며 ‘공장’은 21세기 민중가요의 희귀한 성과로 남는다. (나도원)

55.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샤도우댄스’(2011)

이 노래가 수록된 [우정모텔]은 한국 모던 록 역사에 분명하게 기록될 특별한 생명체와도 같다. 국적 불명의, 그러나 어렴풋이 근거가 있는 사운드, 한없이 여유로운 태도로 내지르는 음악들. 그야말로 자유로운 음악이다. 이 곡은 앨범의 서명과도 같은 곡이다. 째깍거리는 기타가 시종일관 리듬을 만들어 내고 선문답 같은 가사를 반복하며 가성과 진성을 오간다. 장난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사운드에 중독되면 아무리 바쁜 현대인들이라도 곡이 끝날 때까지 여유로움을 멈출 수 없다. 일종의 유유자적 점염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것만으로도 좋지 아니한가! (최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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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3호선 버터플라이 ‘꿈꾸는 나비’(2001)

이 곡은 비록 5년 차이 밖에 나지 않지만 YB의 ‘나는 나비’가 지닌 밝고 희망찬 정서와 완전하게 대조를 이룬다. 세상을 다 품을 것 같은 윤도현의 목소리와 달리 남상아의 한숨 같은 목소리는 밤을 끝없이 유영하는 암울한 청춘들을 위로한다. 전자가 “꼭 해내고 말거야”로 요약한다면 후자의 정서는 “잘 되면 좋겠지만…”의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3호선 버터플라이의 데뷔 앨범은 노이즈를 기반으로 한 슈게이징 스타일을 지향했다. ‘말해줘 봐’나 ‘Coming Out,’ ‘방파제’ 등이 당시의 분위기를 여실히 잘 증명해 준다. 하지만 [Dreamtalk](2012)의 모습이 [Self-Titled Obsession]의 그 어떤 곡보다도 ‘꿈꾸는 나비’의 자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곡은 이들의 미래를 품고 있던 모나드였음이 명백하다. (현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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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코코어 '무제 (비 오는 밤)'(1991)

1997년의 코코어는 아마도 '너바나의 한국지점'쯤 됐을 것이다. 음악 스타일, 보컬, 패션까지 코코어는 위퍼와 함께 한국에서 너바나와 가장 비슷한 밴드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 '인정'이 코코어의 음악에 대한 인정은 아니었다. 첫 앨범 [Odor]는 몇몇 인상적인 순간들을 제공하지만, 여전히 너바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하지만 숨어있던 트랙 '무제 (비 오는 밤)'를 듣고 코코어의 음악을 얘기할 수 있게 됐다. 코코어는 이처럼 (쓸쓸하고) 좋은 노래를 만들 수 있는 밴드였고, 너바나와는 또 다른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밴드였다. 이 사실은 EP [고엽제](2000)부터 몇 장의 정규 앨범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김학선)

52. 윤영배 ‘좀 웃긴’(2012)

윤영배의 이름이 오래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의 음악이 옛 것처럼 들리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그가 지금 현재 음악을 잘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일을 아주 잘해내고 있기 때문에 그에 관하여 말하는 일은 조금 힘들다. 예를 들어 포크 싱어-송라이터 앨범이 10개 정도 있고, 그 안에서 윤영배가 어떻게 다르고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말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오직 윤영배뿐이라면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그러니 한 가지만 덧붙이자. 그의 음악은 ‘80년대 음악 장인들이 무심하게 구축한 음악의 공간 안에서 존재한다. 요컨대 공기와도 같은 프로페셔널함이다. 그리고 이 신선함은 정교하게 세공된 것이다. (서성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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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장기하와 얼굴들 '그렇고 그런 사이'(2011)

주지하다시피 장기하와 얼굴들은 2집을 통해 모든 이가 은밀하게 품고 있던 우려(와 기대)를 통쾌하게 일소해버렸다. 그로써 이들은 EP와 1집의 성공이 순간의 재기와 지성의 일시적 반짝임이 아니었다는 것을 역설했다. 그 중심에 ‘그렇고 그런 사이’가 놓여있다. 앨범은 무엇보다 한국어의 밀도 있고 기민한 사용, 고전 록에 대한 오마주와 그것의 현대적 변용이 두드러지는데, 이 곡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에 부합하기도 하고, 다른 의미에서는 그 틀을 벗어난다고 해도 좋을 만큼 ‘통통 튀는’ 트랙이라 평가된다. 이 곡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두뇌가 혼란스러울 정도로 쏟아져 내리는 사운드의 무질서 속에서 청자들이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을 찾아냈다는 데 있다. 그것을 음악적 영민함과 탐구의 발전적 혼종물이라고 말해도 틀리지는 않다. 관객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공연장을 찾았던 사람들이라면 저절로 동의했을 것이다. (이경준)

1 그렇고 그런 사이 장기하와 얼굴들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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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비트 | 백비트 (대중음악 웹진)

100비트'는 한겨레신문사와 젊은 대중음악평론가들이 함께 만드는 대중음악 웹진입니다. 록 음악에 많이 쓰이는 박자를 뜻하는 음악 용어이자 비틀즈의 무명 시절을 다룬 영화 제목 'Backbeat'를 변형한 것입니다. 숫자 100으..

http://100bea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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