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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 뮤직

추천 1 | 조회 5083 | 2013.07.10
한국 인디 20년 - 우리가 기억해야 할 100곡의 노래 (3)

한국 인디 음악의 연원을 특정하는 일은, 과거사를 다루는 작업들이 언제나 그렇듯이, 쟁점적이다. 누군가는 크라잉 넛의 노래 ‘말달리자’가 발표된 시점을, 누군가는 배드 테이스트의 셀프 타이틀 앨범이 공개된 날을, 또 누군가는 홍대 앞 주차장에서 ‘스트리트 펑크 쇼’가 벌어진 때를 그 유력한 후보로 언급할지 모른다. 시간을 거슬러 특정한 문화적 현상의 근원을 따지는 일은 대개 상징적인 사건들을 주목하기 마련이고,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상징성의 가치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밝혀두건대, 여기 “한국 인디 20년” 기획을 마련하며 우리가 주목한 상징적 사건은 ‘클럽 드럭의 오픈’이다. 1994년 7월 마포구 서교동 86-35번지에서 문을 연 이 수상한 이름의 클럽은, 뉴욕의 ‘CBGB’와 런던의 ‘100 클럽’이 그러했듯, 한국 인디 음악의 자궁과 같은 역할을 했다는 판단이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보다 ‘씬의 성립’이라는 관점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주지하다시피, 한국 인디 음악 여명기의 가장 중요한 매개체는 앨범이나 레이블이기 전에 라이브 클럽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클럽 드럭의 오픈을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한국 인디 20년” 기획의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인디의 범주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질문이 남아있으니까 말이다. 한국에서 메이저와 인디를 구분하는 일은 자본의 성격을 기준으로 삼는 미국과 영국의 그것과 다르다. 2011년 여름, 한국독립제작자협회 출범을 앞두고 열린 토론회에서조차도 한국의 인디를 정의하는 기준이 뜨거운 감자로 대두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우리가 기성성의 관계와 음악성의 지향을 분류의 기준으로 포함시킨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이 리스트가 완벽하지 않다는 자인으로 읽힐 수도 있다. 우리도 부정하지 않는다. 장필순과 유앤미 블루의 작품들은 배제되었지만 윤영배와 이승열의 작품들은 포함된, 메이저를 통해 제작되거나 유통된 작품임에도 델리 스파이스와 배드 테이스트의 데뷔작은 포함시킨 반면 이상은과 자우림의 일부 앨범은 배제시킨 목록의 완결성의 한계를, 우리도 알고 있다는 말이다. 다만, 우리가 여전히 진화와 변모를 거듭하고 있는 한국 음악계의 현재적 관점에서 이 목록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한국 음악계를 관찰하는 반영하는 자료로 일말의 역할이나마 수행할 수 있다면 이 목록은 소임을 다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리스트는 맹신도 불신도 바라지 않는다. 여러분들이 각자의 기억을 우리의 목록과 대조하는 것으로 이 기획에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80. 로다운 30 '아스팔트' (2011)

요컨대, ‘아스팔트’는 장르의 틀 안에 갇히기를 거부하는 곡이다. 이 곡을 통해 블루스와 일렉트로닉, 복고와 트렌드, 계승과 혁신 등의 여러 상반되는 단어들이 만나 찬란한 합일을 만들어내는 순간을 목격하게 된다. 그럼에도 결론적으로 로다운 30은 뼛속까지 블루스 록 정신으로 충만한 밴드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장르의 일반적인 방법론을 파괴함으로써 오히려 자신들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하게 드러내고 있는 밴드의 노련함과 용의주도함에 또한 감탄하게 된다. 이렇게 어디에서도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유쾌, 상쾌, 통쾌한 블루스 록이 한국 인디 씬에서 탄생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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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무키무키만만수 ‘안드로메다’(2012)

어떤 사람들은 장난이라고 생각했고, 또 누군가는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라고 생각했다. 나는 아주 건조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어떤 프릭-포크(freak fork) 아티스트가 나타났고, 앨범을 한 장 냈다. 별로 건조하지 않은 것 같다. 이들의 공연처럼 재연되기 힘든 것은 그런 법이다. 하지만 즐거울 수도 있는 공연이 레코딩에서도 가치가 있을지 궁금할 수 있다. 그리고 그걸 알기 위해 앨범까지는 필요하지 않다. ‘안드로메다’는 이미 많은 사람들을 안드로메다로 보내주었고, 의외로 음반의 형태를 위해서 고민한 흔적을 보여주었다. 모두가 동의하지 않아도, 이런 일이 생긴다. (서성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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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몽구스 ‘춤추는 동물원’(2005)

몽구스의 음악은 도대체 의뭉스럽기가 짝이 없다. 나사 한 두 개쯤 풀고 흐느적대는 사운드에 몸을 던져 춤을 추다 보면 그들이 주도하는 법칙에 조금씩 끌려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 마련. 이 곡, ‘춤추는 동물원’ 역시 그러하다. 제목은 ‘춤추는 동물원’이지만 리듬은 도무지 춤추기에 적합하지 않으니 말이다. 동일한 간격으로 분절되는 기타의 리듬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위에 얹히는 다른 리듬이 이런 당황스러움을 상쇄시킨다. 붉은 코끼리와 낙타, 핑크 살모사와 금 구렁이가 함께 출렁이는 대자연적 리듬감을 따라 가노라면 묘한 카오스적 희열이 듣는 이를 기다린다. 참 묘하게 매력적인 곡이다.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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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feat. 권정열, 이주현, 한경록, 압둘라 나잠 '알앤비'(2010)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이 ‘민속 그루브’라 자칭하면서 키치와 농담, 신파와 해프닝을 오가는 (말하자면 붕가붕가 레이블의 마스코트 같은) 그룹이라고 한다면, ‘알앤비’는 이들의 특징을 잘 요약해주는 곡이다. 인디 씬의 스타라 이를 만한 한경록(크라잉넛), 이주현(갤럭시 익스프레스), 권정열(십센치), 그리고 붕가붕가의 또다른 아이콘이라 할 압둘라 나잠(술탄 오브 더 디스코)을 대거 등장시켜, 이른바 ‘꺾는’ 목소리, 오토튠의 차용, 촌스러운 사운드로 주류의 알앤비 스타일을 우스꽝스럽게 재현한다. 즉, 솔리드 같은 ‘90년대 음악을 지시함과 동시에, 이를 호명하는 지금의 복고적 태도도 유쾌하게 소환한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최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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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이랑 '잘 알지도 못하면서'(2012)

이 노래는 여러 모로 특이하다. 3분이 채 안 되는 짧은 노래가 서사적 내러티브를 택한 것부터 코러스를 배제하고 버스와 브릿지로만 구성된 형식을 채용한 것까지 모두가 전통적 작법에서 저만치 비껴나 있다. 하지만 이 노래가 정말로 독특한 것은 여성의 관점에서 외모의 문제를 다루는 솔직한 태도와 그 속에서 외모의 문제에 대한 여성의 양면성을 드러내는 도발적 자아가 자연스럽게 동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그렇듯 복잡한 여성의 속내를 보편적인 일상의 언어로 풀어냄으로써, 외모를 대상화하고 물신화하는 시대의 정서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해냈다. 남녀를 통틀어 이만큼 솔직하게 노래할 수 있는 뮤지션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싱어-송라이터의 본령이 진솔한 자아의 표현에 있다면 이 노래는 그 영역의 걸작으로 남아 마땅하다. (박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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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뜨거운 감자 '고백'(2010)

몇 년을 주기로 탄생되는 청춘의 송가들이 있다. 2010년 그 자리의 주인공은 단연 뜨거운 감자의 '고백'이었다는데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송가'라는 것이 '떼창 가능'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면, 이 곡은 창작이라는 측면에 있어 상당히 현명한 방식을 구사했다고 볼 수 있다. 뜨거운 감자만의 우울 정서를 첼로 연주를 통해 은근하게 유지하면서도 리듬은 업템포의 기조를 유지해 찬가인지 비가인지 애매모호한 어떤 순간을 길어 올린 것이다. 다시 한번, 이 곡이 찬가인지 비가인지는 애매모호하다. 바로 이 곡이 낭만을 뛰어넘어 서정으로 육박한 뒤, 듣는 이들에게 인상적인 페이소스를 남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배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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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비둘기우유 ‘Goodnight Shining’(2010)

포스트 록과 슈게이징과 사이키델릭의 방법론을 혼용하는 밴드들이 흔히 그렇듯, 비둘기우유 또한 혼돈스러운 사운드와 아름다운 멜로디를 결합하는 작업의 도상에서 의미 있는 결실들을 만들어왔다. 특히, 일그러진 소리의 심연에 자리한 애잔한 성정은 서구의 관련 커뮤니티들이 먼저 주목한 그들만의 자산이었다. 여기 ‘Goodnight Shining’은, 거기에 더해, 비장한 발라드의 미덕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특히 돋보이는 작품이다. 미국의 블리스.시티.이스트(Bliss.City.East)와 함께 제작한 스플릿 앨범 [Bliss City East 그리고 Vidulgi Ooyoo]에 수록된 이 노래는 무엇보다, 선명한 인상을 남기는 테마의 선율로 기억된다. 도입부에서 소개되고 결말부에서 변주되는 그 중독성 강한 멜로디는 개기일식의 과정을 묘사했다는 밴드의 의도를 회화적으로 구성해낸 장관이다.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라이브를 통해 확장된 버전을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저 인상 깊은 기타 라인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후반부에서 전율을 느끼는 건 아마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박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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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바이 바이 배드맨 '노랑 불빛'(2011)

‘노랑 불빛’이 바이 바이 배드맨의 음악적 성격을 축약하는 노래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일단 젊음과 패기가 재산인 데다 탄탄한 연주까지 제대로 갖춘 상태에서 선보이는 그들의 강한 (혹은 미친) 무대 매너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노랑 불빛’은 근본적인 에너지가 억제된 채 감성적인 멜로디와 완만한 진행에 더 큰 무게를 실었지만, 덕분에 부각되는 내용은 현장의 폭격이 잠시 잊게 만들었을 그들의 기본과 감각이다. 치고 들어갈 때와 빠져나올 때를 아는 센스의 건반, 팝에 대한 상당한 이해로 완성된 유연한 멜로디가 특히 그렇다. 입시음악을 준비하면서 결성되었다지만 모두가 작곡과 연주에 있어서 실용음악과 학도의 흔한 관습이 없다는 것도 이색적이다. 과시의 음악이 아니라 내공의 음악을 연마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잠재력과 열린 미래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노래다. (이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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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마이 앤트 메리 ‘골든 글러브’(2004)

인디 1세대 가운데 만년 2인자, 3인자였던 마이 앤트 메리가 비로소 홈런을 친 노래가 이 곡이다. 이들이 1인자가 될 수 없었던 이유는 인디 씬에서 록만 통용되던 분위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노래가 담긴 앨범 [Just Pop]은 본래 마이 앤트 메리가 스스로를 소개하는 키워드이기도 했다. 그리고 ‘골든 글러브’는 인디 씬에서 훌륭한 팝송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줬다. ‘말달리자’ 이후 오랜만에 등장한, 웬만한 음악 팬들 사이에서 싱얼롱이 가능한 노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플럭서스 스튜디오에서 녹음했으며 국내 최고의 브라스 세션 연주자들을 기용해 탄탄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권석정)

1 골든 글러브 My Aunt Mary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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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어어부 프로젝트 '사각의 진혼곡’(2000)

어어부 프로젝트 최고의 순간은 이 곡과 아무 상관없을 것이다. 최고의 앨범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노래는 어어부 프로젝트의 그 많은 노래 중 대중의 기억 속에 가장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는 곡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영화 [반칙왕]에 삽입되었기에 어어부 노래 중 방송 전파를 탄 몇 안 되는 곡이라는 사실도 이 노래를 꼽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 노래와 영화, 그리고 어어부 프로젝트의 어울림이다. 트위스트 김을 모델로 내세웠던 데뷔 EP 이상으로 어어부 프로젝트의 음악과 영화 [반칙왕], 송강호의 뉘앙스와 비주얼은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그리고 영화 [반칙왕]의 장면을 완전히 비틀어버린 뮤직비디오까지, 이 노래는 어어부 프로젝트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조일동)

어어부 프로젝트 최고의 순간은 이 곡과 아무 상관없을 것이다. 최고의 앨범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노래는 어어부 프로젝트의 그 많은 노래 중 대중의 기억 속에 가장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는 곡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영화 [반칙왕]에 삽입되었기에 어어부 노래 중 방송 전파를 탄 몇 안 되는 곡이라는 사실도 이 노래를 꼽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 노래와 영화, 그리고 어어부 프로젝트의 어울림이다. 트위스트 김을 모델로 내세웠던 데뷔 EP 이상으로 어어부 프로젝트의 음악과 영화 [반칙왕], 송강호의 뉘앙스와 비주얼은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그리고 영화 [반칙왕]의 장면을 완전히 비틀어버린 뮤직비디오까지, 이 노래는 어어부 프로젝트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조일동)

100비트 | 백비트 (대중음악 웹진)

100비트'는 한겨레신문사와 젊은 대중음악평론가들이 함께 만드는 대중음악 웹진입니다. 록 음악에 많이 쓰이는 박자를 뜻하는 음악 용어이자 비틀즈의 무명 시절을 다룬 영화 제목 'Backbeat'를 변형한 것입니다. 숫자 100으..

http://100bea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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