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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 뮤직

추천 18 | 조회 5243 | 2013.07.05
한국 인디 20년 - 우리가 기억해야 할 100곡의 노래 (2)

한국 인디 음악의 연원을 특정하는 일은, 과거사를 다루는 작업들이 언제나 그렇듯이, 쟁점적이다. 누군가는 크라잉 넛의 노래 ‘말달리자’가 발표된 시점을, 누군가는 배드 테이스트의 셀프 타이틀 앨범이 공개된 날을, 또 누군가는 홍대 앞 주차장에서 ‘스트리트 펑크 쇼’가 벌어진 때를 그 유력한 후보로 언급할지 모른다. 시간을 거슬러 특정한 문화적 현상의 근원을 따지는 일은 대개 상징적인 사건들을 주목하기 마련이고,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상징성의 가치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밝혀두건대, 여기 “한국 인디 20년” 기획을 마련하며 우리가 주목한 상징적 사건은 ‘클럽 드럭의 오픈’이다. 1994년 7월 마포구 서교동 86-35번지에서 문을 연 이 수상한 이름의 클럽은, 뉴욕의 ‘CBGB’와 런던의 ‘100 클럽’이 그러했듯, 한국 인디 음악의 자궁과 같은 역할을 했다는 판단이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보다 ‘씬의 성립’이라는 관점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주지하다시피, 한국 인디 음악 여명기의 가장 중요한 매개체는 앨범이나 레이블이기 전에 라이브 클럽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클럽 드럭의 오픈을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한국 인디 20년” 기획의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인디의 범주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질문이 남아있으니까 말이다. 한국에서 메이저와 인디를 구분하는 일은 자본의 성격을 기준으로 삼는 미국과 영국의 그것과 다르다. 2011년 여름, 한국독립제작자협회 출범을 앞두고 열린 토론회에서조차도 한국의 인디를 정의하는 기준이 뜨거운 감자로 대두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우리가 기성성의 관계와 음악성의 지향을 분류의 기준으로 포함시킨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이 리스트가 완벽하지 않다는 자인으로 읽힐 수도 있다. 우리도 부정하지 않는다. 장필순과 유앤미 블루의 작품들은 배제되었지만 윤영배와 이승열의 작품들은 포함된, 메이저를 통해 제작되거나 유통된 작품임에도 델리 스파이스와 배드 테이스트의 데뷔작은 포함시킨 반면 이상은과 자우림의 일부 앨범은 배제시킨 목록의 완결성의 한계를, 우리도 알고 있다는 말이다. 다만, 우리가 여전히 진화와 변모를 거듭하고 있는 한국 음악계의 현재적 관점에서 이 목록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한국 음악계를 관찰하는 반영하는 자료로 일말의 역할이나마 수행할 수 있다면 이 목록은 소임을 다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리스트는 맹신도 불신도 바라지 않는다. 여러분들이 각자의 기억을 우리의 목록과 대조하는 것으로 이 기획에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90. 롤러코스터 ‘습관’ (1999)

롤러코스터의 데뷔 앨범은 본격적인 홈레코딩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결과물이다. 이는 향후 인디와 메이저 레이블이 양극화 개념을 벗어나 제작과 유통의 역할 분담을 소화하는 공생의 시장 구조가 자리 잡게 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애시드 팝 스타일을 최초로 시도하고 정착시킴으로써 한국 대중음악에 전혀 새로운 자양분을 공급했다는 보다 중요한 업적이 추가된다. 느린 템포와 우울한 감성으로 그루브를 탐닉하면서도 충분히 경쾌하고 낙천적인 감상을 유도하는 ‘습관’은 그 명징함을 대표하는 곡이다. 이 곡을 통해 제시된 고급 가요의 문법은 캐스커와 클래지콰이, 허밍 어반 스테레오와 페퍼톤스 등의 후발 주자들에 의해 성공적으로 계승되면서 새로운 조류를 형성했다. (이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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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볼빨간 ‘나는 육체의 환타지’(1998)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달파란을 패러디한 이 사내는 볼빨간이란 이름으로 인디 씬이 존재함을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렸다. 신바람 이박사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볼빨간을 봤을 때는 혹시 사기꾼이 아닐까 생각했고, 이박사의 노래 ‘나는 우주의 환타지’의 제목만 패러디한 ‘나는 육체의 환타지’를 들었을 때는 진짜 사기꾼이라고 여겼다. 그는 이 노래로 이박사를 재평가하려 했다는데, 지금 우리는 이 노래를 인디 20년을 대표하는 곡으로 재평가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웃긴 세상인가? 이쯤 되면 시대를 상징하는 노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볼빨간은 이 노래가 담긴 앨범 [지루박 리믹스 쑈!]로 저질의 원조가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 인디 레이블 롤리팝뮤직을 만들어 줄리아 하트, 슬로우 쥰 등 아름다운 음악들이 나오는 토양을 제공하기도 했다. (권석정)

88. 러브홀릭 ‘Loveholic’(2003)

한번 들으면 지워지지 않을 코러스를 맨 앞에 배치한 것에서부터 영민함이 돋보인다. 이렇게 듣는 이들을 포박한 뒤, 러브홀릭은 다시 버스(verse)로 돌아가 곡의 전체적인 탄력적 라인을 잃지 않는데 성공한다. 그 뒤에 등장하는 코러스에서는 백그라운드 보컬을 활용해 사운드를 더욱 두텁게 가져갔다. 그리고 터져 나오는 기타 솔로. 이 모든 게 치밀하게 계산된 진행일 것이지만, 이걸 자연스럽게 들릴 수 있게 하는 재능이 러브홀릭에게는 있다. 이 곡을 애정한 모든 이들이 비단 코러스뿐만 아니라 버스까지도 쉽게 쉽게 따라 불렀던 기억이 생생하다. 핵심을 찌를 줄 아는, 탁월한 멜로디 메이커가 아니라면 불가능할 일이다. 2003년 모던 록이라는 장르는 바로 이 곡 '러브홀릭'의 빅 히트 덕에 비로소 한국 땅에 안착할 수 있었다. (배순탁)

1 사랑하니까 Loveholic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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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디제이 소울스케이프 feat. 대팔 ‘선인장’(2000)

과거의 언더그라운드 힙합을 돌이켜 보면 어려운 한자어를 선호하는 래퍼들이 유독 많았다. MC성천이 대표적이고 주석은 사자성어 등을 통해 특유의 남성적인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대팔의 경우 MC성천만큼 극단적으로 난해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또한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가사를 선호하는 래퍼였다. 즐겨 사용하는 단어 자체가 유연하지 못한 발음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상당히 투박한 느낌을 주었지만 ‘선인장’에서는 그러한 부분조차 매력적으로 구현되었다. 물론 가사 내용을 온전히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선인장’은 문자에 의존하지 않고도 극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냈다. 그것이 감독(디제이 소울스케이프)의 의도에 얼마나 부합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두 사람의 조합이 꽤 그럴듯한 광경을 연출했다는 점이다. (문정호)

1 선인장 (Feat. 대팔) DJ Soulscape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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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데이브레이크 '좋다'(2010)

데이브레이크는 무엇보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하는 밴드다. 그러니까 그룹으로서 지녀야 할 첫 번째 미덕, 즉 연주의 합이 돋보인다는 뜻이다. 이 곡 '좋다'에서 데이브레이크는 멤버 각각이 지닌 악기술을 부러 오버하지 않는다. '전체로서의 하나'를 목표로 차근차근 달콤한 멜로디와 사운드를 쌓아 올려 듣는 이들을 설득한다. 초반에 등장하는 살랑거리는 리프부터가 데이브레이크산(産)이라 할 만큼 그들은 명확한 개성의 패션도 갖추고 있다. 그러면서도, 앞서 언급했듯, 각 파트가 튀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하나로써 작동하는데 성공한다. 이런 게 바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세련된 ‘밴드 사운드’다. (배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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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서울전자음악단 ‘고양이의 고향 노래’(2009)

아직 서울전자음악단이 유지되고 있던 시절, 신윤철은 2집 준비과정에 대해 “밴드이다 보니 합주를 하면 할수록 신나는 음악이 만들어졌던 것 같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다소 늘어지는 느낌을 줬던 서울전자음악단의 1집과 전혀 바뀐 2집(전반부)의 차이가 여기서 만들어졌다. 덕분에 2집은 밴드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음반으로 기록되었다. 2집 [Life Is Strange]의 서두를 여는 이 노래에서 연주력의 완성도 따위의 상찬은 너무 뻔한 평가 아니겠는가? 대신 분명한 사실 하나만 짚자. 록이 주는 짜릿한 기쁨은 단순히 쌈박한 연주에 있지도 않고, 특정 멤버의 감성에서 기인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 말이다. [Life Is Strange]는 철저하게 밴드의 인터플레이를 통해 만들어진 앨범이다. 합주를 거듭하며 쌓여가는 밴드만의 느낌과 정서가 앨범 전체를 휘감고 있다. 퍼즈를 통한 뛰어난 톤 메이킹도 기타리스트 신윤철 개인만의 것이 아니라, 밴드의 합주가 쌓여지며 만들어진 감각인 것이다. 최고의 연주자들이 오랜 시간 합을 맞추며 끌어낸 공감각의 승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데서 이 노래의 가치는 찾아진다. (조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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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슬로우 쥰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2004)

슬로우 쥰이 처음 등장했을 때를 기억해보자. 2004년이었다. 그러니까, 21세기에 이런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벅찬 감동을 느꼈던 순간을. 슬로우 쥰의 노래는 '동아기획'으로 대표되는 ‘80년대 중후반부터 ‘90년 초반까지의 가요적인 감성을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단순히 재현에서 그치지 않고 ‘80년대 동아기획부터 ‘90년대 고급가요, ‘00년대 모던 록의 감수성을 무리 없이 연결시켜줬다. 이를테면 지금 유행하고 있는 '감성 모던 록'의 실질적인 시작이었던 셈이다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는 그 감수성을 대표할 만한 노래이며, 더 많이 알려지고 들려져야 할 노래이다. (김학선)

83. 강허달림 '기다림, 설레임'(2008)

한국 대중음악에서 ‘블루스’는 신촌블루스와 한영애의 대중적 히트 이후 어딘가 멈춰있었던 것처럼 보였지만, 그 맥은 다시 인디 씬 속으로 파고들어 여러 재기 넘치는 음악들을 근래 몇 년 동안 생산해 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의 한 축으로 우리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강허달림을 주목해야 한다. ‘00년대 중반부터 솔로 활동을 시작했던 그녀가 2008년 발표했던 데뷔 앨범의 타이틀 곡인 이 노래는 결코 듣기에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블루스 음악이 갖춰야 미덕을 갖추고 있다. 그녀의 목소리, 그리고 엄인호와 채수영의 깔끔한 기타 세션을 통해 완성된 이 노래는 ‘00년대 한국 인디 씬이 남긴 의미 있는 대중적 블루스 트랙이다.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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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휘루 ‘아침에 너를’(2008)

[민들레 코러스]는 다양한 악기와 리듬의 운용이 번잡하게 얽히지 않고 말끔했다. 소소한 것들에 대한 애정과 오래된 감성이 새로운 기법과 만나고, 일관된 정서와 정직함은 한 방향의 흐름을 만들었다. 이 앨범에서 가장 놀라운 순간인 ‘아침에 너를’ 역시 부서지듯 사라질 순간들을 기억해두려 애쓴다. 동시에 오리지널 버전에서 6분 넘게 곡이 이어지는 동안, 조력자로 참여한 크라잉 넛의 이상면은 펑크 로커이기보다는 기타연주자이고 싶은 욕심을 멜로디와 리프로 콸콸 쏟아냈다. 틀과 힘을 드러내는 숫기 강한 즉흥성, 끊어질 것만 같은 실처럼 가냘프고 여린 휘루의 음성, 그리고 ‘70~’80년대의 어떤 낭만적 감성이 함께 만나 특별한 풍경을 완성했다. (나도원)

1 아침에 너를 휘루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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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에피톤 프로젝트 feat. 한희정 '이화동'(2010)

에피톤 프로젝트의 감성은 조금 독특하다. 인디 씬의 레이블에 속해있으면서도 그의 색깔은 ‘90년대 대중음악계를 주름잡았던 토이나 신승훈의 감성을 잇는 듯하다. 유려한 멜로디와 이를 뒷받침하는 아름다운 노랫말, 여기에 세련된 편곡감각까지 모두. 이러한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악적인 컬러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곡이 바로 첫 앨범 [유실물 보관소]에 수록된 ‘이화동’이다. 그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던 지난 사랑에 대한 미련을 담은 이 곡은, 날카롭고 섬세한 스트링 사운드와 아름다운 멜로디가 어우러져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감성을 선사한다. 멜로디와 어우러지는 한희정의 서늘한 목소리 역시 이 트랙의 백미라 할 수 있을 것. (이은정)

1 이화동 (Feat. 한희정) 에피톤 프로젝트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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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톤 프로젝트의 감성은 조금 독특하다. 인디 씬의 레이블에 속해있으면서도 그의 색깔은 ‘90년대 대중음악계를 주름잡았던 토이나 신승훈의 감성을 잇는 듯하다. 유려한 멜로디와 이를 뒷받침하는 아름다운 노랫말, 여기에 세련된 편곡감각까지 모두. 이러한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악적인 컬러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곡이 바로 첫 앨범 [유실물 보관소]에 수록된 ‘이화동’이다. 그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던 지난 사랑에 대한 미련을 담은 이 곡은, 날카롭고 섬세한 스트링 사운드와 아름다운 멜로디가 어우러져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감성을 선사한다. 멜로디와 어우러지는 한희정의 서늘한 목소리 역시 이 트랙의 백미라 할 수 있을 것.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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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비트'는 한겨레신문사와 젊은 대중음악평론가들이 함께 만드는 대중음악 웹진입니다. 록 음악에 많이 쓰이는 박자를 뜻하는 음악 용어이자 비틀즈의 무명 시절을 다룬 영화 제목 'Backbeat'를 변형한 것입니다. 숫자 100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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