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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 뮤직

추천 7 | 조회 5618 | 2013.07.03
한국 인디 20년 - 우리가 기억해야 할 100곡의 노래 (1)

한국 인디 음악의 연원을 특정하는 일은, 과거사를 다루는 작업들이 언제나 그렇듯이, 쟁점적이다. 누군가는 크라잉 넛의 노래 ‘말달리자’가 발표된 시점을, 누군가는 배드 테이스트의 셀프 타이틀 앨범이 공개된 날을, 또 누군가는 홍대 앞 주차장에서 ‘스트리트 펑크 쇼’가 벌어진 때를 그 유력한 후보로 언급할지 모른다. 시간을 거슬러 특정한 문화적 현상의 근원을 따지는 일은 대개 상징적인 사건들을 주목하기 마련이고,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상징성의 가치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밝혀두건대, 여기 “한국 인디 20년” 기획을 마련하며 우리가 주목한 상징적 사건은 ‘클럽 드럭의 오픈’이다. 1994년 7월 마포구 서교동 86-35번지에서 문을 연 이 수상한 이름의 클럽은, 뉴욕의 ‘CBGB’와 런던의 ‘100 클럽’이 그러했듯, 한국 인디 음악의 자궁과 같은 역할을 했다는 판단이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보다 ‘씬의 성립’이라는 관점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주지하다시피, 한국 인디 음악 여명기의 가장 중요한 매개체는 앨범이나 레이블이기 전에 라이브 클럽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클럽 드럭의 오픈을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한국 인디 20년” 기획의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인디의 범주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질문이 남아있으니까 말이다. 한국에서 메이저와 인디를 구분하는 일은 자본의 성격을 기준으로 삼는 미국과 영국의 그것과 다르다. 2011년 여름, 한국독립제작자협회 출범을 앞두고 열린 토론회에서조차도 한국의 인디를 정의하는 기준이 뜨거운 감자로 대두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우리가 기성성의 관계와 음악성의 지향을 분류의 기준으로 포함시킨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이 리스트가 완벽하지 않다는 자인으로 읽힐 수도 있다. 우리도 부정하지 않는다. 장필순과 유앤미 블루의 작품들은 배제되었지만 윤영배와 이승열의 작품들은 포함된, 메이저를 통해 제작되거나 유통된 작품임에도 델리 스파이스와 배드 테이스트의 데뷔작은 포함시킨 반면 이상은과 자우림의 일부 앨범은 배제시킨 목록의 완결성의 한계를, 우리도 알고 있다는 말이다. 다만, 우리가 여전히 진화와 변모를 거듭하고 있는 한국 음악계의 현재적 관점에서 이 목록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한국 음악계를 관찰하는 반영하는 자료로 일말의 역할이나마 수행할 수 있다면 이 목록은 소임을 다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리스트는 맹신도 불신도 바라지 않는다. 여러분들이 각자의 기억을 우리의 목록과 대조하는 것으로 이 기획에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100. 아마츄어 증폭기 '금자탑'(2003)

'금자탑'이 발표된 지 어느새 10년 가까이 됐다. 그 동안 아마츄어 증폭기는 '스스로 일어서' 인디 씬 안에 또 다른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이 생겼고, 자신의 음악을 지지해주는 더 많은 이들이 생겨났다. 그래서 아마츄어 증폭기의 '금자탑'이 '인디 20년'을 결산하는 첫 얼굴이 됐다는 건 상징적이면서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런 여러 의미들을 떠나 노래 자체만으로 충분히 아름답다. 우리가 아마츄어 증폭기라는 음악가에게 처음 시선이 머물렀던 그때, 그 순간의 묘한 감수성은 여전히 그대로이다. "어디라도 좋아요. 당신은 외로운 별 아닌가요?“ (김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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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전자양 ‘아스피린 소년’(2001)

전자양의 음악이 가진 아우라는 기묘하다. 성별을 의심케 하는 목소리에서 갓 잠에서 깨어난 듯 한 기타 스트로크, 돌연변이에 가까운 곡 구성까지. 단 한 순간도 청자를 맘 편히 두지 않지만, 막상 외면하려 하는 순간 사이사이 스며든 축축하고 달콤한 멜로디가 옷소매를 잡아 끈다. ‘아스피린 소년’은 그런 대표적인 ‘전자양식 슈가팝’이다. 의욕이라고는 약에 쓸래도 없어 보이는, 하지만 타고난 리듬으로 걸으며 꿈 꾸듯 아스피린 두 알을 찾아 헤매는 이 인디 팝스타는 그만의 방식으로 세기말을 견뎌낸 방구석 인생들을 비호했다. 그 연대가 지금까지 빛 바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김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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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재주소년 ‘명륜동’(2003)

2001년에 좋은 앨범들을 제작한 레이블 문라이즈가 2002년을 통으로 쉬고 2003년 말에 데뷔시킨 게 바로 재주소년이었다. 문라이즈를 재개하게 만든 신인에 대한 궁금증과 “어떤날의 적자”임을 내세운 홍보 문구 때문인지 재주소년의 데뷔 앨범이 발매되던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2001년에 발매된 앨범들과 비교해서 결과물 자체가 대단히 훌륭하다고 볼 순 없지만 몇몇 트랙은 당시의 기억과 함께 유독 각별한 느낌을 주고 특히 ‘명륜동’은 동 이름을 제목으로 붙인 곡치고 나쁜 노래가 없다는 진리(?)를 새삼 확인시켜 준다. 소박한 연주와 서정적인 멜로디, 짧아서 더 아쉽게 느껴지는 마지막 여운 등 그곳이 꼭 명륜동이 아니더라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한때의 장소를 떠올리기에 좋은 곡이다. (문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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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이디오테잎 ‘Even Floor’(2011)

누군가에겐 놀랍게도 이디오테잎의 데뷔작은 ‘록’이었다. 신시사이저와 리얼 드럼이 교배되어 피어난 독특하고도 기형적인 사운드는 분명 일렉트로니카에 한 발을 담그고 있었지만, 더 큰 발걸음을 록의 입구를 향해 뻗고 있었다. 드럼 사운드의 비중이나 요소들의 결합 형태를 미루어 짐작해 볼 때, 이 신묘한 음악은 고개를 까닥거리는 클럽고어와 현장성의 열기를 선호하는 록 마니아 모두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비트에 대한 헌신적 탐구와 그 제목에서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모두를 춤추게 만들기에 모자람이 없는 혈기, 그 둘의 합산은 고전적 사료와 현대적 감수성의 이상적인 접점이 되었다. 록 밴드 편성으로 이뤄지는 일렉트로니카. 일렉트로니카 옷을 입은 록. 어떤 명칭으로 불렸던, 이 곡과 그것을 포함한 앨범이 그 해 가장 많은 이목을 끈 작품 중 하나가 되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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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이장혁 ‘칼’(2004)

이 기나긴 트랙이 지니는 서늘함은 첫 번째로 가사에 있다. 깊게 자신을 찌르라는 종용, 흔쾌히 너의 칼집이 되겠으며 어차피 껍데기일 뿐이라는 충격적인 자기비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있다. 이 놀라운 증언을 둘러싸고 거리의 소음들, 주변의 소리들이 어지럽게 담겨 있어 보기 드문 리얼함을 선사한다. 해석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화자의 온 몸으로 전해 오는 격리된 외로움은 이 노래가 가진 거대한 에너지의 근원이다. 들으면서 청자는 함께 무언가 에너지 덩어리를 쏟아놓게 된다. 이 노래가 가진 강력한 훅이다. (최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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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아폴로 18 ‘Warm’(2009)

당신이 인디 음악에 감동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나는 기존 음악계의 관성과 관습에 이유 있는 반기를 드는 순간, 바로 그 때 인디 음악의 존재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Warm’은 그런 의미에서 인디 정신의 정수일까? 아니면 음악적인 완성도에서 아폴로 18 최고의 노래인가? 결단코 아니다. 밴드는 이 곡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주옥같은 노래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Warm’과 이 노래가 담긴 EP [Red]가 한국 대중음악판에 던진 파격은 가히 가장 짜릿한 순간 중 하나라고 얘기할 수 있다. 시규어 로스(Sigur Rós)를 비롯한 포스트 록의 시도와 일정 부분 닮아있음에도 장르적 관습에 그대로 대입할 수 없는 아폴로 18 특유의 에너지가 넘실댄다. 그리고 세 명의 멤버가 뿜어내는 비타협과 분노의 정서는 EP 전체에 그득하다. 더 인상적인 점은 첫 작품을 내놓은 이 밴드가 거만할 정도로 자신만만하다는 사실이다. 아폴로 18의 자세와 태도가 9분여 동안 사운드로 구현되고 있다. 심지어 이 노래는 EP에서 가장 느리고 서정적인 곡임에도 말이다. 감동적이다. (조일동)

1 Warm 아폴로 18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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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허밍 어반 스테레오 ‘샐러드 기념일’(2004)

밴드 혹은 송라이터의 음악에 전보다 큰 관심과 지지가 따르는 지금, 이걸 다시 듣자니 사실 좀 느끼하다. 무척 과감한 시도였다는 생각까지 든다. 마치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보편화된 지금, 당시로선 파격이었던 ‘싸이월드’를 갑자기 방문하는 어색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샐러드 기념일’에 의미가 없었다면 윤건과 이효리의 ‘이뻐요’ 같은 곡이 안 나왔을지도 모르고 이른바 “무스 가득한 게이”로 통하는 텐시 러브의 ‘Cake House’ 같은 노래도 회자되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사실 앨범을 열어보면 모든 곡이 ‘샐러드 기념일’처럼 시종일관 나풀거리지는 않지만, 이 달달한 노래는 뮤지션의 속한 레이블 파스텔뮤직의 지향성이 되었고 여신 혹은 초식남 계열 뮤지션의 음악이 점차 다양화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민희)

1 샐러드 기념일 Humming Urban Stereo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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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칵스 ‘12:00’(2011)

처음부터 외국 음악시장을 겨냥하고 앨범을 만들었다는 칵스의 첫 앨범은 국내 인디 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질감을 가졌다. 폭발하듯 내달리는 일렉트로 록의 속도감은 앨범 곳곳에 균질한 완성도를 선사한다. 그 중에서도 타이틀로 꼽히는 ‘12:00’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똑딱거리는 초침소리로 시작되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 곡은 어느 한 부분도 움츠리지 않고 동일한 속도감을 유지한다. 더불어, “열 두 시가 되면은 문을 닫는다”라는 유일한 한국어 가사는 훅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곡에 색다른 리듬을 부여한다. 재미있는 구성이다. (이은정)

1 12:00 칵스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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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십센치 ‘오늘 밤은 어둠이 무서워요’(2010)

‘80년대의 사랑이 “사랑은 연필로 쓰”는 것이었고 ‘90년대의 신인류들이 “맘에 드는 누군가를 사귀어 보고 싶다”며 목놓아 외쳤다면, 2000년대는 “오늘 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이 한마디면 족하다. 마음 가장 말랑한 곳에 숨겨둔 감정을 표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진 이들은 “꾸물거리는 저 벌레를 잡아줘”라거나 “버스도 끊기고 여기까진 택시도 안 와요” 같은, 속이 뻔히 보이는 유혹에 키득거리며 바짝 올렸던 경계를 풀고 손까지 내민다. 달콤한 기타 선율을 타고 흐르는 권정열의 끈적한 목소리는 이 사랑의 세레나데가 허당의 마냥 허튼 수는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김윤하)

1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10cm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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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모임 별 ‘2’(2001)

지금까지 모임 별의 음악은 월간 뱀파이어로 불리는 비정기 간행물의 부록으로 쓰여지거나 소규모 결과물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었다. 대대적으로 조명을 받은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접근성이 떨어지는 난해한 집단으로 치부하기에도 아까운 대상이다. 어쨌거나 10년 이상 꾸준히 작품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그것이 설사 일부일 뿐이더라도 영롱한 빛을 내는 곡들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모임 별의 출발점인 동시에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OST]를 통해 그나마 알려진 ‘2’가 그러하다. ‘2’는 모임 별이 비정기 간행물에 음악을 담은 지 10년 만에 발표한 첫 번째 정규 앨범 [아편굴 처녀가 들려 준 이야기]의 시작이기도 하다. 몰라서 망설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단지 한번 빠지면 좀처럼 헤어날 수 없는 순간을 놓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문정호)

1 2 모임 별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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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모임 별의 음악은 월간 뱀파이어로 불리는 비정기 간행물의 부록으로 쓰여지거나 소규모 결과물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었다. 대대적으로 조명을 받은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접근성이 떨어지는 난해한 집단으로 치부하기에도 아까운 대상이다. 어쨌거나 10년 이상 꾸준히 작품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그것이 설사 일부일 뿐이더라도 영롱한 빛을 내는 곡들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모임 별의 출발점인 동시에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OST]를 통해 그나마 알려진 ‘2’가 그러하다. ‘2’는 모임 별이 비정기 간행물에 음악을 담은 지 10년 만에 발표한 첫 번째 정규 앨범 [아편굴 처녀가 들려 준 이야기]의 시작이기도 하다. 몰라서 망설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단지 한번 빠지면 좀처럼 헤어날 수 없는 순간을 놓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문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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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비트'는 한겨레신문사와 젊은 대중음악평론가들이 함께 만드는 대중음악 웹진입니다. 록 음악에 많이 쓰이는 박자를 뜻하는 음악 용어이자 비틀즈의 무명 시절을 다룬 영화 제목 'Backbeat'를 변형한 것입니다. 숫자 100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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