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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프로파일 39탄 - 엘비스 프레슬리

팝 음악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든 그렇지 않았든 똑같지 않을까. 적어도 지금의 30대 이상의 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엘비스 프레슬리라는 가수의 존재감을 (30대의 경우에는 이미 그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이후에 태어났을 확률이 더 많음에도) 한국 땅에서도 비틀스(The Beatles)만큼은 느끼면서 살았다고 할 수 있다. 당시 대부분의 어린이들까지 그가 ‘로큰롤의 황제(King of Rock N’ Roll)’라는 호칭으로까지 불렸는가는 알지 못했더라도, 그가 해외에서 정말 유명했고 예상보다 이른 나이에 사망한 가수였다는 정도의 상식은 알고 있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는 1977년 8월 16일 사망했다).

그리고 더욱 기억에 남는 것은 아마도 그가 남겨놓고 간 ‘엘비스식 이미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금속 장식이 박힌 흰색 나팔 바지, 그리스(Grease)로 발라 넘긴 머리, 그리고 중후하게 기른 구레나룻까지. 우리의 위 세대는 그것을 ‘멋’으로 따라 했었다고 전해 들었고, 우리 세대는 그것을 ‘코미디’의 소재로 소비했었던 것 같다. 흥미롭게도 그것은 나중에 팝 음악의 역사를 제대로 접하면서 알게 된 그의 1950년대 전성기의 이미지라기보다는 1970년대 하와이 공연에서의 이미지, 또는 그의 라스 베가스 쇼에서의 무대 이미지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잘못 생각하면 그런 것이 초기 로큰롤 가수의 전형적 이미지로 착각할 법한 강한 인상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닉하게도 라디오에서는 ‘Burning Love’ 정도를 제외한다면 그와 반대로 ‘Love Me Tender’, ‘Can’t Help Falling in Love’, ‘It’s Now Or Never’, ‘Always on My Mind’와 같은 그의 발라드 트랙들이 더 많이 울려 퍼졌다. 결국 많은 한국인들이 엘비스를 기억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쩌면 그건 단지 한국인의 방식으로 기억하는 엘비스의 모습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엘비스 프레슬리가 여전히 ‘로큰롤의 황제’로 불리고, 여전히 해마다 그의 묘소가 있는 그레이스랜드 저택에 전세계에서 오는 수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분명 이런 기억들 이상의 이유가 존재한다. 세월이 지나도 그의 음악이 대중음악계에 큰 '유산'으로서 가치를 평가받는 이유는 바로 그가 1950년대 중반 혜성같이 등장하며 로큰롤의 역사에 안겨준 커다란 임팩트에 기인한다. 물론 아무도 그를 로큰롤의 출발점으로 부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는 로큰롤이 팝 음악의 주류 트렌드로 올라와 대중음악의 흐름을 바꾸는 역사적 ‘혁명’을 자신의 노래와 몸동작으로 단숨에 이뤄냈다. 특히, 당시에는 아직 흑인 뮤지션들에게 머물러 있었던 로큰롤의 에너지를 로커빌리(Rockabilly)라는 크로스오버 트렌드로 불리던 사운드를 바탕으로 보편적 미국인들이, 아니, 세계인들이 반응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그의 목소리에는 백인이면서도 마치 흑인의 감정을 전하는 듯한 끈적하고 관능적인 바이브레이션이 있었고, 특히 중저음에서 이 매력은 두드러졌다. 하지만 고음역에서도 흩어지기보다는 곧고 굵게 뻗어가는 파워 역시 그의 보컬의 장점이었다.

게다가 그는 어쩌면 미국 사회에서 젊은 세대가 자신들의 '우상(Idol)'으로 섬기게 된 최초의 존재라 할 정도로 연예인 그 자체로도 세계인을 사로잡은 존재였다. 헐리우드에서도 그를 끊임없이 활용하고자 했을 만큼 그의 외모는 전형적 미국식 ‘완소남’에 가까웠다. 미디어의 주도권이 라디오에서 TV, 그리고 영화관으로 넘어오던 시점에서 그의 말끔하면서도 자유분방한 패션, 그리고 노래를 부르며 보여주는 '허리 돌림'으로 표현되는 그의 특유의 모션들은 당시 젊은이들에게는 그의 음악만큼이나 혁명적이었다. 결국 이러한 음악과 비주얼의 모든 면에서 기존 주류 음악에 식상해했던 당대의 청춘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것이었다.

사실 다른 유명 아티스트들과는 조금 달리 엘비스 프레슬리의 경우에는 앨범 자체를 중심으로 아티스트가 작품을 기획하고 공개하던 시절에 전성기를 보내던 인물이 아니었다. 그래서 비록 많은 평론가들이 그의 데뷔 앨범 [Elvis Presley](1956)를 가장 많이 거론하고 정규 앨범으로서 높게 평가하지만, 그 속에서 그의 초기 빅 히트곡을 찾으려 하면 안 된다. 전설적 데뷔 히트 싱글 ‘Heartbreak Hotel’부터 ‘Hound Dog’, ‘Don't Be Cruel’ (1956), ‘All Shook Up’, ‘Jailhouse Rock’ (1957) 등의 그의 초창기 역동적 로커빌리 히트곡 퍼레이드는 2000년대에 발매된 그의 리마스터 넘버 원 싱글 컬렉션 앨범 [Elv1s: 30 #1 Hits](2002)를 통해 더 깨끗해진 음질로 감상하는 게 낫다.

앨범명
Elvis Presley - Legacy Edition
아티스트 및 발매일
Elvis Presley | 2011.09.29
타이틀곡
Blue Suede Shoes
앨범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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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데뷔 당시부터 그레이스랜드 저택에 은둔하기 전까지 그는 적어도 무대 위에서는 대중을 실망시켰던 적이 거의 없었다. 1950년대에 마이크를 붙든 채로 허리를 움직이고, 몸을 흔들며 수많은 소녀들을 실신시켰던 그 전설의 퍼포먼스들도 멋있었지만, 그것을 넘어 중년으로 접어들어갈수록 그는 더욱 원숙하고 섹시한 이미지를 그의 수많은 쇼 무대를 통해 구축했다. 특히 발라드를 부를 때는 그의 그윽한 눈빛과 매너로 수많은 여성 팬들을 사로잡았다. 세월이 지날수록 언론에 비친 그의 이미지는 고독하고 쓸쓸해 보였지만, 적어도 무대 위에선 그 모든 현실을 잊고 로큰롤 스타의 모습에 충실했던 그였다. 그래서 60년대 이후에는 정규 앨범들보다 오히려 라이브 음반들에서 명반들이 많이 나왔다. 1968년 NBC TV 컴백 스페셜 실황을 담은 [Elvis](1968), [Elvis in Person at the International Hotel, Las Vegas, Nevada](1970), 서두에서 언급했던 하와이 호놀룰루 인터내셔널 센터에서 가진 위성 중계 실황을 담은 [Aloha From Hawaii: Via Satellite](1973)은 한 번쯤 챙겨 들어봐야 할 음반들이다.

앨범명
Aloha from Hawaii via Satellite Jan 14th 19..
아티스트 및 발매일
Elvis Presley | 1973
타이틀곡
Introduction - Also Sprach Zarathustra
앨범설명

엘비스 프레슬리의 하와이 호놀룰루 인터내셔널 센터에서의 라이브 실황을 담고 있는 [Aloha from Hawaii: Via Satellite is]는 1973년 2월 RCA Records에서 발매되었다. 이 앨범은 이후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팝과 컨트..

마지막으로 로큰롤 싱어, 그리고 스탠다드 팝 싱어 이상의 엘비스를 만나고 싶다면 몇 곡의 체크해야 할 싱글들이 있다. 그가 출연했던 영화 주제곡 중 하나인 ‘Viva Las Vegas’(1964)는 테자노 리듬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존 로큰롤 트랙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시도했었고, 정규 앨범으로 후기 명반에 속하는 [From Elvis in Memphis](1969)의 대표 싱글 ‘In The Ghetto’는 흑인 빈민가의 악순환을 구슬프게 노래한 소울 발라드다. 또한 그의 생전 마지막 빌보드 1위곡이 되었던 ‘Suspicious Minds’(1969), 마틴 루터 킹과 케네디 일가의 잇단 사망에 대한 그의 슬픔이 담겼던 ‘If I Can Dream’(12위) 등의 후기 히트 싱글들에서 그의 음악적 뿌리가 컨트리/블루그래스와 가스펠에서 왔음을 조금이나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엘비스는 대공황 시기에 미시시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이 모든 사운드를 만날 수 있는 멤피스에서 보냈었다. 그리고 1953년, 어머니를 위한 생일 선물로 멤피스 선(Sun) 스튜디오에 노래를 녹음하러 들어갔다가 샘 필립스(Sam Phillips)에게 발탁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어린 시절에 체득된 다양한 장르적 감성과 그의 타고난 보컬로서의 재능이 결합된 결과였던 것이라 생각해본다.

앨범명
Elvis 30 #1 Hits
아티스트 및 발매일
Elvis Presley | 2002.09.24
타이틀곡
HEARTBREAK HOTEL
앨범설명

BMG 플래티넘 콜렉션팝의 시대를 대표하는 수입 명반 베스트 콜렉션전 세계적으로 플래티넘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 셀러 중 대중음악 시대를 이끌어 온 음악적 소장 가치를 지닌 명반을 엄선, 라이센스와 동일한 가격에 드립..

100비트 | 김성환 (대중음악 컬럼니스트)

11년 전, 지금은 사라진 어느 팝 음악 잡지에 운 좋게 기고할 자리를 얻으면서 '음악 글 쓰기'라는 일을 시작함. 처음 음악을 알게 되고 좋아했던 시절인 1980년대 팝 음악에 대한 무한 애정을 통해 최근도 그 시절 아티스트들의 ..

http://100bea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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