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모, 방은진, 한동준, 장재인, 웅산, 서혜정, 최원정, 크리스 마틴 등이 입을 모아 칭찬한 아티스트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는 신비하고도 중독성 강한 목소리와 고전 영화의 주인공 같은 미모로 이미 한차례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데뷔 앨범 [Born To Die]는 발매 즉시 빌보드 앨범차트 2위, UK 앨범 차트 1위, 17개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에 올랐으며 그 여세를 몰아 2012년 브릿어워즈(Brit Awards)에서는 ‘최우수 인터내셔널 신인(International Breakthrough Act)’ 부문의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저명한 음악 매거진 피치포크(Pitchfolk)가 선정한 올해의 ‘주목해야할 신인’ 라나 델 레이의 음악성과 미모에 대한 찬사로 전세계가 떠들썩하다. 걸출한 아티스트가 많은 음악계에서도 단연 시선을 끄는 그녀, 라나 델 레이에 대한 국내외 유명 인사들의 ‘말, 말, 말’을 모아보았다.
글.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www.izm.co.kr)
기어가는 듯하다가 다시 올라서는 것 같고, 음산하고 흐릿한데 또 반대로 한없이 명징하고, 약하면서도 당당한 면이 있다. 이건 참 이상하다. 영화적인데 묘하게 레알스럽기도 하고. 왜 스스로 고(故) 프랭크 시내트라의 딸 낸시 앞에다 갱스터를 붙인 건지(Gangsta Nancy Sinatra!) 얼른 납득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이거나 평범하지는 않다는 건 분명하다. 비정상과 비범이다. 드레스는 스탠더드 디바의 것이지만 스물여섯 이 뉴욕 여성은 드레스를 입고 촉과 날이 웅크린 독특한 노래를 부른다. 의상으로는 드레스 입은 힙스터요, 음악으로는 인디적 주류 가수다.
2008년 리지 그랜트란 이름으로 EP를 냈을 때 이미 마니아의 주목을 받고 유투브에 ‘Video Games’ 동영상이 올랐을 때 단박에 ‘차세대 주자’가 된 것은 아마도 이러한 이질적 두 요소의 결합이 주는 매력 때문일 것이다. 실로 상반된 감성의 절묘한 밸런스는 라나 델 레이를 ‘넥스트 빅 씽’에서 첫 앨범이 나오자 거의 ‘빅 씽’으로 상승시켰다. [Born To Die]는 영국 1위, 미국 2위의 기염을 토했다.
결정타는 보이스. 온통 댄스음악으로 하이 음역에서 노는 판에 드물게, 조금은 위험하게도 중저음으로 승부를 건다. 앨범의 어떤 곡에서는 그의 고음역이 발각되는 것으로 봐서 이 중저음은 후천적으로 다듬은 게 분명하다. (라이브가 약하다는 논란도 여기서 빚어졌을 수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연주와 편곡, 프로듀싱 작업 모두를 라나 델 레이의 이 특징적 콘트랄토에 철저히 맞추었다는 사실.
아마도 고음과 자극 시대와 금을 긋는 차별화 전술, 돋보이는 개성을 부여하는 전략이었을 것이다. 굳이 아델과 비교한다면 같은 1950-60년대 복고적 분위기인데 노래 부르기 방식은 등을 맞대고 있는 것이다. 빽빽 질러대는 역창(力唱)이 지배하는 트렌드에서 분리선을 친 것만으로 반갑다. 역시 아티스트는 개성이다. 곡의 질감과 유려한 진행, 혼돈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가사도 빼놓을 수 없다. 그녀는 좋은 곡을 쓸 줄도 안다. ‘Blue Jeans’, ‘Diet Mountain Dew’, ‘National Anthem’, ‘Radio’, ‘Carmen’, ‘Summertime Sadness’ 등 전곡이 쿨하고 서늘하며 너무나 잘 들린다. 올 여름이 시원하다.
2012년, 목소리만으로 전국민을 감동시켰던 보이스 코리아의 주인공,
손승연, 유성은, 지세희, 우혜미가 말하는 라나 델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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