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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프로파일 37탄 - 핑크 플로이드

이 자리에서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음악사적 위상, 프로그레시브 서클 내에 미친 파급력, 공연예술학적 의의 등을 주워섬기는 것이 중요할까? 음악을 업으로 삼게 된 순정파 바보나, 칙칙한 골방에서 수줍게 이어폰을 꽂고 있을 찌질이나, 음악을 하나의 학습 과정으로 간주한 이후 록의 계보를 도해하고 암기해온 이 모두에게 핑크 플로이드의 영향력은 절대적인 것이었다. 이들이 남긴 열네 장(사운드트랙 포함)의 정규 음반은 모두 ‘클래식’의 반열에 올라서 있으며, 수없이 많은 부틀렉 역시 “인간의 수집벽은 위대하다”는 사회학적 명제를 확인시켜주고 있는 중이다. 그러므로 “핑크 플로이드는 역사적인 밴드이다”라는 암묵적 교리를 흔들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그랬다. 음악 팬에게 그들은 종교였다. 하지만 인간이 종교를 갖게 되는 계기는 모두 다르다. 우연히 마주친 음반 한 장일 수도 있고, 어느 학교에나 한 명씩은 있는 음악 좋아하는 친구의 탓일 수도 있다. 내가 핑크 플로이드를 섬기게 되었던 계기는 심야의 라디오 방송 덕택이었다. 혹 새벽과 친했다면, 12시부터 2시까지 애청자를 잠 못 이루게 하던 DJ의 목소리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참으로 특이한 프로였다. 우리가 일 볼로(Il Volo), 이비스(Ibis), 발렌슈타인(Wallenstein), 펠 멜(Pell Mell), 오메가(Omega), 오잔나(Osanna), 포폴 부(Popol Vuh), 카라트(Karat)를 들을 수 있던 유일한 방송이었던 것이다. 졸리고 암울했지만, 꽤나 낭만적이었던 ‘레이트 나이트 쇼(Late Night Show)’였다. 때문에 프로그레시브의 제왕을 그곳에서 만났던 것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앨범명
1집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 (LIMI..
아티스트 및 발매일
Pink Floyd | 2007.09.11
타이틀곡
Astronomy Domine (Mono) (2007 Remast..
앨범설명

SYD BARRETT의 광기어린 천재성, 시대를 앞서간 싸이키델릭의 서막, 대중음악사에 끊임없이 회고될 역사적인 실험물들의 초석이 되었던 1967년 데뷔작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 발매 40주년 기념 리마스터 2가지 버전 발매. '..

그 프로그램에서 접했던 난해한 초기작들을 먼저 파고들었던 것은 돌이켜보면 행운이었다.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 [A Saucerful Of Secrets], [Ummagumma]는 성격은 각기 다르지만, 중기 ‘프로그레시브 록’의 기틀을 세워지기 전 그룹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련의 흥미로운 흐름이었다. 세기의 프로그레시브 밴드가 사이키델릭에서 발원했다는 것도, 포크와 아방가르드 뮤직, 재즈, 블루스, 포크, 팝, 클래식이 모두 녹아 든 음악을 했다는 점은 앨범을 한참 복습하고 나서야 이해하게 되었다. 핑크 플로이드는 장르라는 벽에 갇히지 않았고, 스스로 그것을 창조하고는 다시 해체해버렸다. 어떤 평론가의 말마따나 그들은 “벽을 만들고 스스로 부숴버린” 밴드였다. 그들이 라이브에서 그런 퍼포먼스를 했던 것도 어찌 보면 당연했던 귀결이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핑크 플로이드의 음반은 [Atom Heart Mother]와 [Meddle]이다. [Dark Side Of The Moon], [Wish You Were Here], [Animals], [The Wall]로 표상되는 ‘황금시대’를 간과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 기록이다. [Atom Heart Mother]를 구입한 이유는 단순히 초원에 선 젖소가 예뻐서였다. 다들 그런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필연과 우연 사이의 간극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술자리에서 오고 가는 음반 수집에 얽힌 무용담을 공유해본다면, 천일 밤 정도로는 부족하게 되는 것이다. “어쩐지 저 음반은 좋을 것 같아.”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타이틀 곡 ‘Atom Heart Mother’는 끝나지 않기를 바랐던 20분이었다.

앨범명
5집 Atom Heart Mother
아티스트 및 발매일
Pink Floyd | 1970
타이틀곡
Atom Heart Mother Suite - Father`s Shout...
앨범설명

69년 그들의 4집 Ummagumma앨범에 이어 70년에 발표된 5집 앨범이다. 이 앨범에서는 그들의 4집앨범과 맥을 같이 하면서도 싸이키델릭한 그들의 사운드를 더욱 발전시켜 그들 특유의 독특한 스페이스 사운드를 선보이게 된다. 론 ..

[Meddle]이 손에 들어온 경로도 다르지 않았다. 처음엔 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이 어려웠던 아트워크. 이 앨범 역시 그로 인해, 나의 품으로 들어왔다. 이 앨범이 본격 프로그레시브로 돌아선 ‘핑크 플로이드’ 사운드의 프레임을 구성한 음반이라는 ‘팩트’는 그 때 그 시점에서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모든 것은 힙노시스(Hipgnosis)의 사진 한 장 때문이었다. 그리고 방송에서 들었던 ‘Echoes’ 때문이었다. 주지하다시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음악이 멋질 수는 없다. 그리고 대가의 작품이라고 항상 괜찮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핑크 플로이드의 이 노래를 그룹 최고의 앤섬(anthem)으로 꼽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불길함에, 비극적인 아름다움을 결합한 이 곡을 누가 싫어할 수 있었을 것인가.

앨범명
6집 Meddle
아티스트 및 발매일
Pink Floyd | 1971
타이틀곡
One Of These days
앨범설명

순회 공연 중이던 1971년 11월 13일 발표된 PINK FLOYD의 일곱 번째 앨범으로 강한 실험 정신으로 무장한 걸작앨범이다. 이러한 실험 정신은 'Echoes'의 녹음당시를 설명하는 데이빗 길모어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나는데- ''Echoes'는 피..

하지만 [Dark Side Of The Moon]과 [Wish You Were Here]가 가진 위용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지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누가 거부할 수 있으랴. 그룹 자체에 내재한 빛과 어둠, 사회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투사하는 듯한 전율의 록 프리즘 [Dark Side Of The Moon]은 알란 파슨스(Alan Parsons)의 사운드 조율능력과, 정점에 달한 그룹의 창작력과 연주력을 모두 끌어안고 있었던 작품이었다. 이것은 1973년의 레코딩이다. 여기 담긴 사운드가 근 40년을 묵은 소리라는 점이 믿겨지지 않는다. 중학교 때의 어느 날 밤, 여기 실린 ‘Money’와 ‘Us And Them’을 콤보로 감상하던 추억이 생생하다. 나는 어린 시절 들었던 음악이 신체의 한 구석에 흔적으로 남는다고 믿는다. 그것은 가끔 새겨진다.

앨범명
8집 Dark Side Of The Moon
아티스트 및 발매일
Pink Floyd | 2003.03.01
타이틀곡
Speak To Me/Breathe
앨범설명

설명이 필요 없는 락 음악 역사의 최고 걸작 앨범. 1972년 바벳 슈로더의 영화 'The vally'의 사운드트랙 작업(obscured by clouds)을 마친 PINK FLOYD는 5월부터 새 음반의 레코딩 작업에 들어간다. 그리고 1973년 3월 그들의 아홉번째 앨범인 ..

[Wish You Were Here]는 “마스터피스를 뒤이은 그만큼의 마스터피스”일 것이다. 총 아홉 챕터로 나눠진 ‘Shine On You Crazy Diamond’는 그룹의 ‘잃어버린 선장’에게 헌정하는 비통한 송시인 동시에, 핑크 플로이드가 남긴 가장 거대한 유산이다. 우리는 이 곡을 이제는 찾을 길 없는 자정의 라디오에서, 뮤직 바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숱하게 들었다. 동명 타이틀 넘버 ‘Wish You Were Here’가 남긴 자취는 어찌할 것인가. 어떤 사람들은 불에 탄다. 노래엔 불이 잘 붙는다. 너무 빠르게 연소된 노래들은 공기 중으로 사라진다. 아주 소수의 노래만이 살아남게 된다.

앨범명
9집 Wish You Were Here (Remastered)
아티스트 및 발매일
Pink Floyd | 2003.03.03
타이틀곡
Shine On You Crazy Diamond (Part One) ..
앨범설명

'The dark side of the moon'의 대 성공이후 한동안 이들의 발표음반들은 언제나 그들의 최고 걸작앨범과 비교가 되어야 하는 고통을 겪는다. 본 작 'wish your here'앨범은 'The dark side of the moon' 바로 다음 번에 발표된 음반으로 가..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시피, 그룹 내부의 알력과 분쟁, 탈퇴는 팀의 외연을 수축시켰다. 자세한 이야기는 삼간다. 누구에게는 민감한 지점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The Wall]을 로저 워터스(Roger Waters)의 솔로작일 뿐이라 말하기도 하고, [The Final Cut], [The Division Bell]을 단물 빠진 반쪽짜리 음반이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어떤 면에선 일리 있는 견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완전히 제어된 상태에서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거하는 모든 곳엔 갈등과 투쟁이 존재했다. 그룹이 전성기 그 멤버대로 종류 휘슬이 울릴 때까지 죽 가리라 기대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팬심의 발현에 불과하다. 결론은? 나는 중반기 이후부터 후반기에 이르는 작품에도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곡과 콘셉트, 연주, 예술성 등 무엇을 봐도 나는 이 시기 핑플이 낸 음반도 충분히 우수한 퀄리티를 담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앨범명
11집 The Wall
아티스트 및 발매일
Pink Floyd | 2004.06.07
타이틀곡
In The Flesh?
앨범설명

핑크 플로이드 후반기 걸작이자 그들의 3대 걸작중의 한 앨범이다. 1978년 순회공연을 마친 이들은 긴 숙면의 시간에 들어갔다.(이 사이 데이빗 길모어와 릭 라이트, 닉 메이슨이 솔로 앨범을 발표한다) 수많은 해산설이 도는 가운데 79년 4..

아마 지금 지구상의 어느 곳에선가 이들의 음악이 플레이되고 있을 것이다. 이건 추측이라기보다는 확신에 가깝다. 그렇게 세월이라는 방해물과 세대라는 제한 요소, 그리고 고전에 대한 반발 심리를 뚫고 그룹은 여기 이렇게 남아있다. 꿈이 꺾이기 전, 내 모든 상상력의 보고였던 그들에게 이 정도의 찬사 혹은 경험담을 바치는 것 정도는 허용되지 않을까.

100비트 | 이경준 (웹진 '백비트' 편집인)

영문학과 철학을 전공했고 현 대중음악평론가로 활약하고 있다. 잡지 [오이뮤직], [프라우드], [브뤼트]의 필자로 있었고 현재는 웹진 '100비트' 편집위원, '보다', 매거진 [독서평설], [유레카]의 필진이다. [네이버 오늘의 뮤..

http://100bea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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