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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 뮤직

추천 0 | 조회 3299 | 2012.06.22
동시대 재즈연주자의 진솔한 내면과 원숙한 떨림, 재즈피아니스트 이선지의 세 번째 리더작 [SOAR]

2011 자라섬 재즈콩쿨에서 Best Creativity상을 수상, SMFM(Seoul Meets Free Music) Orchestra, 장기호밴드 등의 일원으로 연주자와 작곡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선지가 세 번째 리더작 [SOAR]를 발표했다. 2008년 발표한 1집 [The Swimmer]와 2010년 발표한2집 [Summer Ends]가 미국 유학에서의 착실한 학업적 성과를 담아내며 이선지라는 피아니스트의 등장을 인식하게 했다면, 3집 [SOAR]는 이선지다운 스타일을 완성시키며 동시대 재즈연주자의 진솔한 내면과 원숙한 떨림을 경험하게 한다. 솟아오르다(SOAR)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이번 앨범은 피아노, 알토 & 테너 색소폰, 콘트라베이스, 드럼의 구성으로 하드밥과 모던재즈에 대한 강박에서 한걸음 떨어진 이선지의 자작곡이 수록되어 있다. 각 멤버들간의 뚜렷한 개성과 섬세하고 공간감 있는 사운드에서 때론 숨막히듯 공격적으로 몰아치는 다이내믹한 앙상블이 특징이다. 재즈피아니스트, 작곡가, 그리고 밴드 리더로서의 역량이 돋보이는 이선지를 만나 그녀의 음악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2년만에 나오는 앨범이다. 앨범을 소개해 달라. 전 앨범과 다른 특징은 무엇인가?

일단 악기구성이 다르다. 악기에 따라 표현되는 곡의 스타일과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매번 새 앨범을 기획하면서, 어떤 악기가 좋을지 구상한다. 예전부터 2개 이상의 Saxophone에 어울리는 곡들을 써보고 싶었고, 연주자들이 잘 표현해준 것 같다. 또한 정석적으로도 많이 다르다.

Q) 타이틀곡 Soar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무엇을 담고 싶었나?

솟아오르다 라는 뜻인데. 삶에서 때때로 총체적 난관 속에서도 도약할 수 있는 역동적인 에너지와 내면의 힘을 담고 싶었다. 반복적인 베이스 패턴에 역동적인 멜로디 라인을 그려보면서 발전시켰다.

Q) 5번 트랙 돌핀댄스를 제외하고 모두 자작곡이다. 곡 구상은 어떻게 하나? 주요한 영감은?

주요한 영감은 다른 음악을 들을 때이다. 어떤 구체적인 작은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발전시켜보는 편이다. 모방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겠다. 일단은 멜로디를 어떤 악기가 하는 게 좋을까를 가장 염두에 두면서 그림을 그려나가는 편이고, 다른 영감은 그림이나 시각적 이미지, 개인적으로 중요한 사건들도 좋은 모티브가 되는 것 같다.

Q) 앨범에 함께한 뮤지션들을 소개해달라. 이들과는 어떻게 만났나?

Alto Sax, Tenor Sax.의 김성준씨와 김성완씨는 유학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이고, 김성준씨의 연주가 매우 야성적이라면 김성완님의 연주는 공간감이 있으면 멜로딕한 쪽이라서 이 두 분의 대비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베이스의 김인영씨와 드럼의 한웅원씨는, 젊은 재즈 연주자들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주자들 중의 하나인데 작년에 자라섬 재즈 콩쿨에 나가게 되면서 연주를 부탁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그루브가 탄탄하고 잘 받쳐주는 쪽 보다는, 무슨 말을 하면 즉각 받아쳐 주면서 자기 말도 명확하게 할 줄 아는 그런 사람들과 작업하기를 원하다. 자기의견이 있는 사람, 이 둘이 그러하다.

Q) 라이너노트에서 김현준비평가는 이선지다운 스타일을 완성했다고 했다. 이선지다운 스타일이란 무어라 얘기할 수 있는가?

앞으로 계속 음악을 하는데 이제 1차 정리 정도라 생각하고 있다. 롤모델인 재즈 뮤지션 중에 Carla Bley가 있다. 듀오에서 빅밴드, 스트링쿼텟 등 다양한 작업을 하지만 이 음악들이 각각의 색깔이 다르면서 또 너무 독특해 딱 들으면 ‘칼라 블레이’다를 연상케한다. 나도 여러가지 색깔을 지니면서 들어서 이선지의 작품이구나 하고 사람들이 단번에 알아차릴 정도의 깊이와 개성을 가지고 싶다. 지향하는 스타일을 굳이 말하자면 “Modern But Not Cold” 정도 이겠다.

Q)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지난주 Pan Theater에서 앨범발매 공연을 가졌었는데, 오랜만에 집중되는 분위기가 연주자들도, 관객들도 매우 좋았다. 재즈 클럽의 캐주얼한 분위기도 좋지만, 짜여 진 무대에서 많은 관객과 만나고 싶다. 그리고 퀸텟 이상의 규모의 밴드를 위한 곡 작업도 계속 해 나갈 예정이다. 최근에 일본에서, 새 앨범을 소개하고, 앨범을 릴리즈하고 싶다는 분이 연락을 주어 조만간 만날 예정인데.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그 동안 공부를 해온 결과물로서의 재즈가 아닌, 현재진행형으로서의, 그리고 창작자로서의 재즈음악으로 세계인의 맘에 다가가고 싶다.

이선지 스타일을 완성시킨 자작곡 6곡, 허비행콕의 Dolphin dance의 재구성!

이선지 Sunji Lee (Piano, Composition)
김성준 Sungjoon Kim (Alto Sax. Tenor Sax)
김성완 Sungwan Kim (Alto Sax.)
김인영 Inyoung Kim (Contra bass)
한웅원 Woongwon Hahn(Drums)

01 Brooklyn In The Morning

뉴욕 유학시절 이선지가 경험했던 브루클린의 아침 풍경을 묘사한 곡으로, 지나버린 간밤의 정서에 새로이 다가오는 여명의 정황이 뒤섞인 듯한 곡의 테마가 아련하고도 풋풋하게 다가온다. 두 명의 알토 색소포니스트가 빈틈없이 이어가는 앙상블은 4년 전의 이선지가 선보였던 기조와는 다른, 관조의 면모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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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Flanerie

소요(逍遙)라는 의미의 ‘Flanerie’는, 반드시 지워버리고 싶건만 불쑥불쑥 존재감을 드러내는 ‘미련’의 정서가 짙다. 그 때문인지, 외견상 발라드의 형식으로 여유롭게 흘러가면서도 실제로는 긴장의 끈을 풀지 않은 채 점점 더 짙은 페이소스를 떠 안긴다. 후반부에 다시 등장해 힘을 보태는 알토 색소폰의 메인 테마와, 솔로에서 펼쳤던 감성을 그대로 확장해 미련의 뒷모습까지 겹쳐 그려낸 피아노의 흐름은 미처 기대하지 못했던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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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Soar

‘Flanerie’의 가슴 저림은 이내 ‘Soar’를 통해 역동의 이미지로 승화한다. 더 이상 과거에 묻혀 있을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한국적인 정서가 느껴지는 이 곡은 앨범의 전반부를 관통하는 긴장감의 핵이다. 시각에 따라 다른 감상도 가능하겠지만, ‘Soar’의 포인트는 역시 피아노다. 매력적인 테마에 이어 두 알토 색소폰 연주자가 솔로를 이어갈 때, 이선지는 상투적인 콤핑을 피한 채 각각 다른 스타일을 시도한다. 그리고 자신의 솔로가 시작되는 순간, 매우 짜릿한 장면을 연출해낸다. 앞선 관악기 연주자들이 곡의 진행을 보좌하는 스타일의 솔로를 시도했다면, 이선지는 그 모든 진행을 포괄한 채 한 사람의 솔로이스트이자 작품 전체를 관장하는 리더로서, 조율자의 역할까지 훌륭히 수행해냈다. 10분에 가까운 곡이지만 짧게 느껴지는 것도 이처럼 다이내믹한 흐름을 효과적으로 전개해낸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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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February Song

‘Soar’가 적잖은 무게감으로 듣는 이를 압도한다면, 피아노 트리오로 연주된 ‘February Song’은 앨범의 첫 두 곡에서 드러난 정서를 다시 한 번 연출한다. 개인적으로 앨범 전체에서 꽤 강렬한, 그러나 노골적이지 않은 관능미를 감지했는데, 지금 거론한 ‘February Song’이 특히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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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Dolphin Dance

허비 행콕(Herbie Hancock) 원작의 ‘Dolphin Dance’는 굳이 원작자의 얼굴을 떠올리지 않아도 감상에 아무 문제가 없다. 역설적으로, 이 명곡을 어떻게 다루었는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원곡에선 많이 엿보이지 않던 가볍고 시니컬한 타건에, 쿼텟 편성의 멤버들이 한결 더 꽉 조여진 느낌의 박진감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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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Deep

‘Deep’의 테마와 뉘앙스는 상대적으로 다른 곡들에 비해 명료하게 들린다. 구성이나 솔로 모두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경우라 하겠는데, 아마 녹음 전에 미리 조율이 됐던 듯, 연주자들은 개인의 속내를 일정 부분 감춘 채 한결 냉정한 태도로 그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곡을 마치며 쿨함의 정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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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Hide And Seek

‘Hide And Seek’는 앨범의 타이틀이 될 수도 있었을 만큼 매혹적인 곡이다. 시작부터 듣는 이의 감성을 휘감아버리는 카리스마가 그렇고, 연주자로 하여금 풍부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도약의 테마가 그러하며, 미세한 두께로 형성돼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끊어지지 않을 듯한 감성의 실마리가 또한 그러하다. 먼저 아이디어를 제공한 피아노에 이어 곡의 성과를 한 단계 더 높인 알토 색소폰 솔로는 앨범의 가장 빛나는 순간 중 하나다. 여운을 남기며 하나씩 사라지는 악기들을 뒤로 한 채, 이선지의 피아노가 홀로 남아 의미심장한 울림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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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관념이나 트렌드를 대변하지 않고, 오로지 창작자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투영해낸 재즈는 접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 그 아쉬움이 불안함으로 심화돼 가는 이즈음, [Soar]를 만났다. 들으면 들을수록 피부 아래 감춰져 있던 여러 이야기가 새록새록 존재를 알리며 꿋꿋하게 돋아난다. 마주 앉아 고개를 끄덕이다가 그 공감의 감흥에 이내 머릿속이 아뜩해졌다. 이건 그녀의 삶이지만, 우리의, 나의 삶이기도 하다. 세월이 흐르면서 더 높은 위상을 부여 받을 작품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게, [Soar]의 힘이다. 김 현 준 (재즈비평가, EBS 스페이스 공감 기획위원, 월간 재즈피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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