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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 뮤직

추천 4 | 조회 2820 | 2012.01.26
명작만 취급하는 지독한 관성

‘올 타임 베스트 디스코그래피’를 보유한 건 루츠(The Roots)만이 아니다. 커먼(Common) 역시 20여 년간 ‘별 넷’ 이하를 내려가 본 적이 없다. 대략 김영삼이 하나회를 숙청할 때부터 박근혜 비대위가 출범할 때까지 매번 ‘시대의 명반’이나 ‘훌륭한 앨범’을 발표하기란 확실히 어려운 일이다. 통산 9번째 정규 앨범인 본작은 아니나 다를까 지독한 관성에 물들어 있다. 지금까지 잘했으니, 이번에도 그냥 잘했다는 지독한 관성 말이다.

먼저 커먼의 오랜 동료이자 카니에 웨스트(Kanye West)의 멘토이기도 한 노 아이디(No ID)가 홀로 책임진 앨범의 사운드는 그의 커리어를 통틀어 가히 정점이라 부를 만하다. 아이디가 없어 트위터 로그인을 못한 그는 그 상처를 멘토답게 ‘아프니까 음악이다!’라고 외치며 승화한 뒤 음악에 혼을 집중해 이 같은 성과를 이루어냈다고 한다, 는 드립이고, 이번 앨범을 통해 들을 수 있는 노 아이디의 사운드는 마치 과거의 자신들을 결합해 만들어낸 완성형처럼 보인다.

다시 말해 커먼의 [Resurrection](1994) 앨범과 [One Day It'll All Make Sense](1997) 등에서 들려주었던 건조한 투박함과, 카니에 웨스트의 레이블 굿 뮤직(G.O.O.D Music)과 행보를 같이 하며 선보인 풍성하고 조화로운 사운드(커먼의 앨범으로 치자면 [BE](2005)와 [Finding Forever](2007))의 결합이라고 할까. 단순히 90년대를 재현하는데 그치거나 그렇다고 완전히 새로운 사운드의 창안에 골몰하지도 않는 대신 노 아이디는 커먼이 원한 ‘힙합으로의 회귀’를 충족하면서 ‘진보’의 의미도 담아낼 수 있는 발전적인 사운드를 개척해냈다. 즉 이 앨범의 사운드는 노 아이디가 관여한 커먼의 지난 몇 장의 앨범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는 하지만 확실히 그것들보다 더 진화한 느낌을 자아낸다.

트랙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온전한 주제를 품으면서도 큰 흐름으로는 서로 느슨하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모양새다. 예를 들어 빈민가 흑인 청년의 거침없는 공상(‘Ghetto Dreams')은 래퍼가 되겠다는 본격적인 다짐과 강한 열망(‘Blue Sky’)으로 나아가고, 그렇게 차오른 힙합 음악과 문화에 대한 사랑이 그것을 망치는 가짜들을 향한 분노와 응징의 의지(‘Sweet')로 표출되는 식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어지는 ‘Gold’는 마침내 꿈을 달성한 뮤지션이 자신을 정상에 서게 만든 초심을 늘 잊지 않겠다는 일종의 선언과도 같다.

나스(Nas)의 참여와 90년대로 회귀한 사운드로 인해 처음에는 ‘Ghetto Dreams’가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상 앨범의 하이라이트는 ‘Sweet'다. 모든 게 전형적인 ‘Ghetto Dreams’에 비해 ‘Sweet'는 땅 속을 긁어 파 올려내는 포크레인 드럼과 소울 샘플을 맞물려 이색적인 그루브를 창출했고, 원곡의 단어(sweet)에서 ’달콤한 가짜를 꾸짖는' 가사를 완성한 역발상이 흥미롭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곡은 드레이크(Drake) 등을 겨냥해 늘어놓는 그의 라임이 과연 정당한 근거와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별개로, 실은 그가 누구 못지않은 ‘배틀 래퍼’라는 사실을 새삼 다시 환기한다.

1 Ghetto Dreams (Feat. Nas)   Common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2 Sweet   Common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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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된 구루(Guru)가 디제이 프리미어(DJ Premier)의 존재감과 재즈(jazz)라는 이미지, 그리고 그의 모노 톤 등으로 인해 생전 자신의 배틀 라임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감이 있듯 커먼 역시 그간 야성(?)적 면모보다는 부드럽고 신사적인 이미지가 부각되어온 것이 사실인데, ‘Sweet'은 그가 십 수 년 전 무려 아이스 큐브(Ice Cube)를 향해 ‘The Bitch In Yoo'같은 곡을 쏟아냈던 래퍼임을 떠오르게 하는 것이다.

물론 [The Dreamer, The Believer]가 딱히 새로운 앨범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사운드와 관련한 이유도 있겠고 특유의 로맨티시즘(‘Cloth')과 온화함('Window'),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아프리칸-아메리칸의 단결과 각성으로 뻗어나가는 메시지(‘The Believer’) 역시 커먼을 지켜봐왔다면 익숙한 것들이다. 심지어 마지막 트랙(‘Pops Belief')은 내용물은 물론 제목부터가 이미 지난 몇 앨범의 연장선이다.

1 Cloth Common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2 Windows Common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3 The Believer (Feat. John L.. Common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4 Pops Belief Common 듣기 가사 보기 앨범 보기 뮤직비디오 보기 재생목록에 담기 MP3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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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동시에 이 앨범은 커먼이 데뷔한 지 20여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힙합 씬의 강력한 리더임을 증명한다. 정치판으로 치자면 ‘살아있는 권력’ 정도 되는 셈이다. 성경이나 인명, 곡명 등을 활용해 자유자재로 능숙하게 펼쳐놓는 비유는 앨범 안에 전 방위로 퍼져 있고, 정교한 라임과 플로우는 톱 클래스 엠씨의 그것이다. 파격을 의무로 여기지 않는다면 이쯤에서 잠정적인 결론을 내려도 될 듯하다. 우리는 커먼의 또 다른 클래식을 얻었다.

100비트 | 김봉현 (MBC 문화사색 자문위원)

대중음악평론가이자 문화기획자.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흑인음악을 정체성으로 여기고 90년대 맑은 가요에 관심이 많다. 저서로 [한국 힙합, 열정의 발자취], [힙합, 우리시대의 클래식]이 있고, 역서로 [제이지 스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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