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M(이매진 어워드 뮤직페스트)과 함께하는 Daum 뮤직 이달의 앨범
젊은 비평가들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과 함께 매달 좋은 앨범을 추천하여 소개합니다.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 걸(이하 꿈카)의 음악을 처음 들은 건 컴필레이션 앨범 [관자놀이]를 통해서였다. '관악자작곡놀이'의 준말처럼 [관자놀이]는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음악가들의 컴필레이션 앨범이었다. 눈뜨고 코베인, 장기하와 얼굴들, 브로콜리 너마저 등 당시 인디 진영을 대표하던 서울대 출신들의 이름을 떠올리며 [관자놀이] 앨범을 열심히 들었지만 특별히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꿈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들이 부르는 멜로디는 꽤 괜찮았지만 곡..
더보기슈게이징을 지향하는 밴드들의 공통점은 철저하게 연주 지향이라는 점이다. 보컬은 사운드 텍스처의 일부로만 존재하거나 아예 없기 일쑤다.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 걸은 옐로우 키친-비둘기 우유를 이어 보컬 멜로디에 기타 사운드와 동등한 위치를 부여한다. 공간감이 부족한 단점을 메꾸는 것도 보컬과 기타가 균형을 이루는 구성이다. 보다 좋은 환경에서, 혹은 노하우를 가진 프로듀서와 함께 작업한다면 그들의 매력을 더욱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감수성이 넘쳐 흐르는 밴드의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이들의 초기 작업은 한국 인디 모던 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거기서 멈췄다면 이들의 앨범은 이 리스트에 올라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진화했고, 포스트 록적인 요소가 대중적인 모던 팝 멜로디와 성공적으로 결합한 본 EP는 그 결과물이다.
일단 이름이 마음에 든다. 이들은 이름에 걸맞는 몽롱한 음악을 들려준다. 그냥 감성적인 어휘의 나열이 아니라 추구하는 음악의 분위기를 제대로 반영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소리가 마음에 든다. 경쾌하고 발랄한 음악이 대세인 와중에 이들은 간만에 느리고 침착한 사운드로 평안을 준다. 그렇다고 해서 한도 끝도 없이 늘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내의 연주로, 과하지 않은 노이즈로 보기 좋은 균형을 유지한다.
나른하고 몽환적인 '골방' 슈게이징 또는 그로부터의 도피? 자폐적이고 어두운, 그렇지만 어떤 '비상구'를 찾는 청년들의 또 다른 질문. 이제 그 후일담이 궁금하다.
진부하지 않은 슈게이징/드림 팝 음반. 빽빽하고 광포한 노이즈의 수풀 속에서 울려 퍼지는 부드럽고 선명한 훅 역시 인상적이다. 더 좋은 녹음으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듣는 내내 들었다. 밴드의 다음 작업을 기꺼이 기다리겠다.
노 컨트롤의 장르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앨범 소개글에서는 노 컨트롤을 펑크 록 밴드로 명명하고 있지만 노 컨트롤은 우리가 흔히 알던 펑크 밴드와는 다르다. 노 컨트롤은 스트리트 펑크도 아니고, 이모 펑크도 아니며, 팝 펑크 역시 아니다. 이들의 애티튜드에는 펑크적인 지향이 분명히 드러나지만 이들의 음악을 주도하는 것은 분명하게 펑크라고 단언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들의 음악에는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와 서정미, 그리고 슈게이징 사운드 등이 혼재되..
더보기지하에서 꿈틀대는 이 화석은 펑크와 그런지, 노이즈와 사이키델릭의 반죽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마 지상의 ‘톱밴드’ 같은 데에 나갔다간 어떤 심사위원에게 욕먹고 떨어질 것이다. 이야말로 현세에 걸맞은 찬사이다.
픽시스(Pixies)보다 더 진중한 노래들 반과 픽시스보다 더 지랄 맞은 노래들 반으로 적절히 구성되었다, 라고 메마르게 진단할 수도 있겠지만, 노 컨트롤의 음악은 실제로는 풍부한 감성으로 점철되어있다. 보컬이 괴성을 질러대도 거친 사운드가 귀를 얼얼하게 만들어도 속으로는 언제나 감성의 풍년이다. 사람을 한껏 고양시키는 시끄럽고 좋은 음악이다.
스타일리쉬한 하드코어와는 거리가 멀다. 슈게이징이라 하기엔 너무 다혈질이다. 노이즈를 자유자재로 운영하는 것도 아니다. 이 안에 들어 있는 장르가 뭐건 간에 오랜만에 목도하는 힘찬 에너지에 한 표 던진다. 악에 바친 1990년대 중반의 분위기가 보인다. 자립음악생산조합은 또 하나의 에너지 넘치는 인디 앨범을 내놓았다.
자신이 누구인지 아직 잘 모르는 사람만이 뿜어낼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고 믿는다. 노컨트롤의 데뷔작이 그러하다. 거칠게 질주하는 펑크, 강렬한 이미지의 노이즈 록, 비틀거리는 사이키델릭 등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모양새로 이 음반에서 완전한 동거를 꿈꾼다. 결과는 고무적이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들만의 인장을 확실하게 찍어냈다. 차이를 전제한 접속만이 이렇듯 창조적인 생성을 낳을 수 있는 법이다.
컬리지, 슈게이징, 하드코어 취향을 명쾌하게 조립해내는 능력은 누가 들어도 매력적이지만, 그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름이 비슷해서 농담처럼 여겨질까 두렵지만, 노 에이지(No Age)가 2000년대 인디 록 취향에 대해 해냈던 작업이 주는 감흥과 무척 비슷하다. 아마도 현재 이 순간, 올해의 데뷔 앨범에 가장 근접한 작품.
페퍼톤스만큼 큰 굴곡 없이 행복한 행보를 걸어온 뮤지션이 또 있을까. 2004년 첫 EP [Preview]를 발표하던 그 순간부터 이들은 언제나 화제의 중심이었다. 앨범이 나올 때마다 ‘그 바닥’ 안팎의 사람들이 주목했고, 방송계와 광고계의 러브콜도 그 주목도에 비례했다. 비단 업계 사람들뿐일까. 별다른 프로모션도 없이 단 세 장의 앨범으로 당당히 메이저 레이블에 적을 두게 된 성공한 인디 밴드이자 누구보다도 두터운 팬 층을 자랑하는 인기 밴드, 그리고 상상할 수 없..
더보기음악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그룹 형태는 단촐해지고 거기에 곡마다 컬러를 달리하고자 하는 프로듀서의 컨셉트까지 더해져 객원 보컬이라는 표현 방식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포맷을 잘 활용해왔던 페퍼톤스가 이번 신작에서는 보다 자가생산이라는 록 밴드의 정신을 되살려 최대한 객원 보컬을 줄이고 직접 노래하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간 모습이라고 자평하고 있는데 일단 성공적이다. 사운드 질감도 보컬 음색과 잘 어울린다.
과거에 비해 느껴지는 원숙함, 또는 안정감이 의도의 결과인 것 같아 좋다. 따라서 이 앨범이 마음에 들지 않는 기존 팬들도 그들의 선택을 존중할 필요는 있다. 객원 보컬의 대폭적인 감소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이들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옳았다고 본다. 토이 앨범을 유희열 혼자서 다 부른 것과는 조금 다르지 않은가.
페퍼톤스는 다양한 객원보컬의 참여와 특유의 음악 스타일 때문에 프로듀스/작사/작곡 팀에 가까운 모습이었지만, 4번째 앨범에 이르러서는 밴드가 되었다. 로킹한 트랙의 비중을 늘리고 직접 노래를 부르면서 말이다. 밴드의 형태가 됐다는 거 자체가 반드시 옳은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 되었다. 페퍼톤스의 정체성이 더 강해졌고, 정체되어 있었던 이들의 행보에 어떤 계기를 마련했다.
[Beginner`s Luck]은 초기 사운드와는 맥을 달리하는 앨범이고 그에 따라 심심하게 느껴질 여지도 있다. 그러나 페퍼톤스는 기계 중심에서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운드로 변화하는 과정이고 그러한 맥락에서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 흔히 페퍼톤스 하면 [Colorful Express]를 우선적으로 꼽지만 이제는 바뀔 때가 됐다. [Beginner`s Luck]은 그룹을 대표할 만한 앨범이다.
'완성도'의 측면을 '혁신'과 '숙련'으로 거칠게 나눈다면, 페퍼톤즈의 음악적 취향은 '숙련'을 요구한다. 특히나 현재, 그렇지 못하면 촌스러울 것이다. 객원 보컬 대신 자신들의 목소리로 채운 선택에 대해서는 다른 생각들이 많겠지만, 이 안정와 완숙은 따로 기억해둘 만하다.
2010년에 결성된 옐로우 몬스터즈는 지금 한창 왕성한 창작력을 과시하는 중이다. 벌써 2장의 정규 앨범을 선보였고, 이번에는 또 이르다 싶은 시기에 7곡을 수록한 EP를 완성했다. 놀라운 것은, 그 내용물이 이번에도 역시 청자의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퀄리티에 도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다작(多作)을 하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음악성을 보였던 록 밴드가 전에 또 있었을까? 비정규 앨범이라고 하면 잠시 숨가쁜 호흡을 진정시킬 여유를 보일 만도 하지만, 사운드의..
더보기머리에 근거한 분석으로는 이들의 음악을 즐길 수 없다. 이번에도 역시 펑크와 메탈의 엔진을 '출력 최대'로 놓고 달리고 달린다. 처음엔 의뭉스럽다 생각했고 두 번째엔 과도하다고 여겼던 사람도 지금 세 번째엔 동의해야 하지 않을까?
강렬한 파워, 도발적인 속도감과 박진감, 감각적인 선율과 진지한 메시지까지 내장할 줄 아는 이들은 이제 자신들의 장점을 잘 집적할 줄 아는 어떤 경지에 이른 것 같다.
'Caution'의 그루비한 인트로만으로도 '역시'를 외치게 된다. 비교적 다작이면서도 고른 사운드와 흥분되는 리프를 선사하는 그들이다. 이 앨범은 메시지를 업그레이드 했다.
도무지 지칠 줄을 모른다. 시작하자 마자 빵빵 터진다. ‘Ice Cream Love’처럼 멜로디에 주력하는 아름다운 노래도 있지만 그런 건 서비스 차원에 불과하고, 그래서 뒤쪽으로 배치되어 마땅하다. 재생이 시작되면 곧바로 맹렬하게 덤벼들어 기선제압에 성공, 꼼짝 못하게 만드는 것이 이들 음악의 핵심이다. 과격한 언어는 보너스다. 그런 옐로우 몬스터즈의 음악은 조금 위험하다. 하던 일을 때려 치우고 얼른 현장으로 나가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앨범 발매 주기가 길어지는 최근 추세에서 옐로우 몬스터스는 다작을 고수하는 밴드다. 2010년의 데뷔 앨범, 지난해 여름의 두번째 앨범, 그 후 채 1년이 안됐는데 EP까지. 물리적 나이가 결코 적은 것도 아닌 이들로서는 경탄할만한 속도다. 그저 물량뿐만 아니다. 펑크와 헤비 메탈, 질주감과 공격성을 융합하는 그들의 지향점은 갈수록 선명해져 가고 있다. 베테랑의 경륜과 새로운 음악에 대한 욕망의 화학적 결합의 밀도가 이 앨범에서 한 단계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