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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단 100자평
이민희

대표곡 ‘바람기억’을 비롯해 브아솔 취향에 가까운 달콤한 후반부 노래들은 고정팬층을 기다리고, ‘You & Me’로 요약되는 전반부의 아날로그식 소울 재현은 그간 나얼에 심드렁했던 이들을 적극적으로 눈뜨게 한다. 초 단위의 인트로가 아니라 완연한 작품의 형태를 갖추고 진행되는 수준급 인스트루멘탈 또한 앨범의 지향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품격을 높인다. 그는 잘 부르는 가수에서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음악가로 나아가고 있다.

김학선

'You & Me'는 많이 들은(들어온) 자가 만들 수 있는 모범적이고 상징적인 트랙이다. 보컬, 곡, 소리의 질감 모두 저 옛날의 필리 소울 안으로 들어간다. 전체적으로 '너무 가스펠 같다'는 불만들이 종종 보이긴 하지만, 그런 불만들은 오히려 나얼의 의도와 앨범의 색깔이 제대로 표현됐음을 말해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김광현

먼지 쌓인 LP판의 소리골이 빈티지 스피커를 통해 증폭될 때 음악은 향이 되어 공간을 채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그의 노래에는 예상보다 진한 소울과 사랑이 담겨 있다.

김현준

많은 이들이 나얼의 홀로서기에 큰 기대를 표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 드러난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이 신뢰를 쌓은 덕이다. 이 작품은 나얼에 대한 평가가 명백한 근거에 의한 것이었음을 증명한다. 복고적인 사운드는 치기로 비춰지지 않으며, 이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는 카리스마는 더없이 믿음직하다. 2012년, 우리나라 흑인음악 계열의 최대 성과.

박은석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사운드 프로덕션이다. 음색과 음감의 미세하고 미묘한 뉘앙스까지 포착해낸 집요함은 소울 음악 전통을 향한 최상의 오마주라고 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때론 형식의 규범이 내용의 가치를 결정짓기도 하는 법이다.

김작가(추계예대 영상시나리오학과 강사)님의 앨범리뷰

한국에서 알앤비를 대중화시킨 이들이 솔리드나 박정현같은 해외파 뮤지션들이었다면 완성은 브라운 아이즈에 이르러서였다. 2001년의 ‘벌써 1년’이 음원차트에서 21주간이나 1위를 했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하는 아주 단편적인 사실이다. 그 후 알앤비를 내걸고 등장한 가수들 중 어떤 이들도 브라운 아이즈를 능가할 수 없었다. 2000년..

한국에서 알앤비를 대중화시킨 이들이 솔리드나 박정현같은 해외파 뮤지션들이었다면 완성은 브라운 아이즈에 이르러서였다. 2001년의 ‘벌써 1년’이 음원차트에서 21주간이나 1위를 했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하는 아주 단편적인 사실이다. 그 후 알앤비를 내걸고 등장한 가수들 중 어떤 이들도 브라운 아이즈를 능가할 수 없었다. 2000년대 중반의 그 지긋지긋했던 소떼들의 향연을 떠올려보라. 울고 울고 또 우는 게 ‘한국형 알앤비’의 부연이 된듯한 시절이 아니었던가. 그 울음판에서, 흑인 음악의 진수를 지켰던 건 브라운 아이드 소울을 제외하면 딱히 떠오르는 이름이 없다. 그리고 보컬의 어벤저스와 같은 브라운 아이드 소울에서, 가장 막강한 가창력을 보였던 이 역시 나얼이었다. 이것은 그의 첫 정규 솔로 앨범이다. 리메이크 앨범이 있었지만, 데뷔 13년차의 관록을 새롭게 보여주기에는 아쉬웠다. 오직 신곡으로만 채운 [Principle of My Soul]은 나얼이 갖고 있는 음악성과 시장성을 홀로 증명할 수 있는, 비로소 첫 기회인 샘이다. 그리고 이 앨범을 통해 그는 스스로의 흑인음악에 대한 애정과 해석력, 표현력, 그리고 창작력을 오롯이 보여준다.

음반 컬렉터들 사이에서, 나얼은 열혈 애호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지난해 열린 ‘레코드페어’에서, 얼리버드 입장권을 끊고 들어와 흑인음악의 명반들을 싹쓸이해갔다는 건 관계자들 사이에서 아직도 회자되는 일화다. 모든 뮤지션은 뮤지션이기 전에 애호가라는 사실을 보여준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얼의 그런 흑인 음악에 대한 애정은, 이 앨범 전반에서 피어 오른다. 1970-80년대의 아날로그 질감을 살리기 위해서 릴테이프로 녹음한 곡들이 있다. 그런 아날로그적인 감성은 첫 곡 ‘Soul Fever'에서 직구처럼 던져진다. 보컬 대신 연주가 곡 전반을 이끄는 이 곡에서 그는 필라델피아 소울의 고급스러운 그루브에 대한 오마주를 바친다.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만이 아닌, 스스로 창작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선포하는 셈이다.

이런 부드러운 선언으로 시작하는 [Principle of My Soul]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앨범 제목대로, 그 자신이 소울 음악에 대해 갖고 있는 원칙들을 재확인시키는 시도들은 첫 곡을 포함, ’YOu and Me'같은 노래에서 잘 드러난다. 마빈 게이를 연상시키는 이 노래에서 나얼은 풍부한 코러스와 스트링, 브라스의 어울림 속에서 보컬리스트로서의 정점을 보여준다. 시종일관 지속되는 팔세토 창법은 흔히 실력파 가수라 칭해지는 이들의 과시적 기교가 아닌, 전체 사운드와의 조화 속에서 평온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역량을 통해 좋았던 그 시절에 대한 애정 어린 회고를 전하는 것 같다. 그루브와 소울이 조화를 이룬 ‘기억리듬’과 ‘My Girl'까지, 앨범 초반을 지배하는 정서다.

[Principle of My Soul]을 지배하는 또 하나의 흐름은 ‘바람기억’으로 대변되는 대중성이다. 이소라가 부른다 해도 어색하지 않을 이 노래는 자칫 신파로 치달을 수 있는 멜로디 구조를 완급 조절로 극복한다. 감정의 기승전결을 적절하게 분배하여 처리하는 나얼의 보컬은 과연 당대의 호칭을 들을만한 경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You and Me'와는 대조되는 격정의 트랙이다. 그러나, ’바람기억’을 제외하고 나얼은 관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연주와 녹음의 놀라운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모든 곡에서 보여주는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에도 불구하고 몇몇 곡은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예측 가능한 전개를 보인다. 알려져 있다시피 독실한 기독교인이기도 한 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Stone of Zion'같은 트랙을 굳이 수록했어야 하는지 의문점도 남는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Principle Of My Soul]를 기억해둬야 할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디지털이 당연한 시대에, 아날로그 음색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렇다. 이 앨범이 아니었다면, 2012년에 모타운 시대의 따뜻한 음색을 한국어로 듣는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었을 테니 말이다. LP조차 추억이 돼버린 지금, [Principle of My Soul]은 아날로그를 경험해보지 못했던 세대들에게 들려주는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같은 음반이다.

곡 정보

앨범소개

* 나얼 정규 앨범 [Principle Of My Soul]

싱어송라이터 나얼의 온전한 홀로서기
첫 솔로 정규 앨범 [Principle Of My Soul]

브라운아이즈에서 브라운아이드소울로 이어지는 긴 시간 동안 나얼은 국내 최고의 흑인음악 뮤지션으로 대접 받아 왔다. 최고라는데 이견이 없는 탁월한 가창력은 물론 흑인음악 전반을 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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